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리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살랑이는 바람, 꽃 냄새는 옅어지고 풀냄새 혹은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 완연한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곡이다. 아님, 오후 내 소낙비가 흠뻑 내린 후의 풍경과도 딱 어울린다.
어떤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그 시간과 공간을 삼키듯 이 순간을 소유한다. 때문에 훗날 음악과 함께 떠올릴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해졌다. 나른하고, 아련하고, 숨만 쉬어도 행복한 이 순간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오늘 아침 나도 모르게 뱉어버렸다. 어제를 추억하지도, 내일을 걱정하지도 않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은 순간을 오롯이 소유하고 만끽하는 것에서 나온다. 가도 없고, 감도 없이 그냥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