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트 존을 벗어나는 그로스 마인드셋에 대해-
영국에서 대학교를 다녔다. 그룹 워크가 성적에 반영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그땐 세상에서 그룹 워크가 가장 싫었다. 어떤 태스크에 대해서 '모른다'라고 말하기가 너무 두려웠고, 적극적으로 내 의견을 개진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나오고, 영국 대학을 선택한 나는 내 의지와는 달리 정답 중심적 사고방식을 버리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지금도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튜터, 동급생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세미나 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틀릴까 봐, 무시당할까 봐 침묵만 지키다가 나왔던 세미나도 종종 있었으니 말이다. 나만의 컴포트 존(Comfort Zone)에서 '유학 가겠다고 한 것도 대단한 거 아냐? 난 그냥 그룹 워크 말고 내 개인 성적만 잘 받으면 돼'라고 합리화했다.
유학 이후 처음 컴포트 존을 벗어나야겠다고 느낀 건 대학교 2학년 때였는데, 취업에 있어서 유학생 특혜는 없다는 것을 미리 구직을 겪은 주변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취업 비자 이슈도 있고, 한국에서의 취업을 희망했던 나는 친구들과 취업 스터디도 만들고, 여름 방학엔 한국 대학생을 위한 취업 컨퍼런스, 리크루팅 행사도 부지런히 쫓아갔으니 말이다. 미국 유학생을 위한 취업 네트워크도 들어갔던 생각이 난다. 여러 노력들이 있었는데 그중 정말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US Foreign Policy 시험을 나흘 정도 앞두고 친구 2명과 암스테르담에 가서 오픈데이에 참여했던 것이었다. 사실 암스테르담 대학교 한인 학생을 위해 KOTRA가 주최한 것이었는데 mock interview라도 경험하고 싶어서 기업 담당자 분과 직무가 아닌 니체에 대한 이야기만 신나게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다음이 대학교 졸업 마지막 학기였는데, 논문 프로포절 작성을 마치고 논문 담당 교수님께 담당하게 말했다. "교수님, 저는 한국에서 취업하고 싶은데 면접 절차들이 꽤 많아서요. 제가 인터뷰를 볼 수 있게 이번 학기 논문 미팅은 Skype로 대체해도 될까요?" 기대도 못했는데 교수님은 흔쾌히 내 요청에 승인해주셨고, 나는 한국에서 논문, 논문에 준하는 프로젝트 에세이, 취업 준비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과정은 정말 상상도 못 하게 괴로웠다. 한국 대학생에게도 취업은 힘든 태스크지만, 더더욱 정보와 네트워크가 없었던 나였기에 더더욱 힘든 태스크였다. 그래도 영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논문 데드라인의 1개월 전에 친구가 우연히 줬던 채용 공고에 혼자 설레서 지원했고, 합격했고 나머지 날을 논문에 집중하며 졸업 또한 성공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니, 컴포트 존을 벗어나기 위한 나의 노력들이 그로스 해킹과 너무 닮아 보였다. 바로 '나'라는 프로덕트를 성장시키는 그로스 해킹 말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나만의 성공 가설을 세우고, 일단 시도(검증)하고, 결과가 나오면 멘탈이 털려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다시 개선하는 과정을 성공할 때까지 반복한다는 것.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내가 워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프로덕트의 진정한 오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눈 깜짝할 사이, 직장인 5년 차가 되었다. 2021년 삶을 그로스 해킹하는 나만의 매니페스토를 공유해본다. 2021년은 내게 어떤 해로 기억될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간간히 실패해도 상관없다 다시 또 도전하면 되니 말이다.
1. 성공 가설을 세우고,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
-남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나의 기준을 더 중시하는 주체적 태도
2. 일단 시도하고,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밀어붙이는 추진력
-시작했으면 끝을 보는 완결성
-요행을 바라지 않는 꾸준함
3. 결과가 나오면 멘탈이 털려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내가 켜켜이 쌓아온 에고(ego)를 빠르게 버리고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는 용기
-환경을 탓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는 겸손함
4. 개선하기
-내가 가진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쓰게 만드는 과감한 선택과 집중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적극적인 태도
5. 만약, 실패하더라도 다시 또 도전하기
-"그럴 수도 있다", "다시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 (아주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