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는 여러 권의 노트가 즐비해 있다. 여행 가서 기념품 대신 사모은 것, 길 가다 쓸모 있어 보여 구매한 것, 그저 예쁘길래 또 하나. 개중엔 운이 좋아 다 쓴 노트도 있지만 반틈 정도 기록하다 내쳐진 것들이 몇 배는 더 많다. 엄마는 안 쓸 거면 버리라지만 각각의 노트에, 내 일상의 조각들이 흩어져 있어 도무지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날로 늘어만가는 책장 속 노트들.
기록자로서의 나는 꽤 꾸준히 (그게 무엇이든) 쓰는 편이다. 가능하면 작은 크기의 핸디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무언가를 쓴다. 여행 갈 때도 노트와 펜은 반드시 챙기는 편. 요즘엔 아이폰 기본 메모 앱이 가장 좋은 친구고, 그 전에는 네이버 메모 앱을 자주 썼다. 내게 있어 '기록'은 꺼내보기 위한 행위여서, 최근엔 손으로 기록하기보다는 메모 앱에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작성한다. 필요할 때마다 키워드 검색으로 기록을 찾아보기가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저장소는 자주 바뀌지만, 기록하는 이야기는 거의 비슷한 편인데 아마 이곳에 쓰이게 될 것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테지. 주로 내가 관심 있는 영역, 최근의 내 감정의 상태, 일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두서없이 적더라도 적다 보면 나도 모르는 교집합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