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하지 말아야 할 짓 : 코인놀음

<훌륭한 교사는 반면교사> #1 일확천금 코인러

by 창업하는 선생님
훌륭한 교사는 반면교사

24시간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주변 사람을 관찰하고 4D로 체험할 수 있는 병영생활은 한 발자국 떨어져 사람을 볼 때면 알 수 없는 인간의 더러운 치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20대 초반의 성인 남성들이 대다수이기에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그 세대가 빠지는 함정들을 알 수 있다. 나이의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면 웃으며 넘길 수 없는 철없는 행동들도 나이를 넘어서 인간적으로 추하기 그지없는 행태들도 알 수 있다.

이런 언행들을 보며 우린 절대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이런짓을 하지 말라고 뜯어말려야겠다는 다짐을 느끼게 해 준다. <훌륭한 교사는 반면교사> 시리즈는 이런 추태들을 모아서 소개하는 시리즈이다.





#1 일확천금 코인러


2021년 4월 경 도지 코인이 한창 1000을 찍는다는 둥 앨런 머스크가 화성 갈 거니까를 외치는 그때. 코인의 광풍이 우리 부대를 휘몰아쳤다. 코인에 빠져버린 선임을 옆 침대에서 관찰해보면 평일 17시 30분 스마트폰을 받고 나서는 내가 롱을 잡은 코인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휴대폰 반납 시간 이후에도 자신의 코인 동향이 어떻게 되는지 전전긍긍하며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용사(받은 보직 상의 이유로 스마트폰을 24시간 가지고 있어야 했음)에게 코인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곤 했다. 주말에는 더더욱 끔찍한 모습이 연출된다. 암막커튼을 치고 어두컴컴한 침대에 박혀 차트와 코인판에 흘러가는 동향을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코인의 광풍이 휘몰아쳤을 때 코인은 말 그대로 그들의 삶이었다.


화성 갈끄니까~ 그당시 정말 핫했던 도지코인 (출처:한경신문)


그들이 조용히 침낭 안에서 자신만의 코인 놀이에 빠져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내가 산 코인이 얼마가 올랐다' '코인으로 몇십만 원을 벌었다'는 둥 이런 이야기를 하며 귀 얇은 풋내기들의 귀를 솔깃 솔깃하게 만들었다. 점호 대기 시간 뉴스에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인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두근두근 거리게 했고 코인을 하지 않은 사람은 유행에 뒤쳐진 듯한 느낌까지 주었다. 그런 상황과 함께 분대 내에서 한 두 명이서 하던 그리고 누가 시작한지도 모를 코인은 어느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중대, 온 부대원들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내 대각선 앞 맞선임도 동기들도 코인 거래소 계좌를 만들어 코인에 뛰어들었다. 나 조차도 그 광기에 옛날에 만들어둔 빗썸 계좌에 들어가 돈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부대에서는 온 부대원들을 강당에 소집해 코인과 투기의 위험성을 강의할 정도로 코인은 떠오르는 샛별이었고 거대한 쓰나미였다.


코인 차트가 온 부대원들의 감정지수였고 도지가 날아오르면 의기양양 기분 좋아했고 입에서는 '얼마를 벌었다'는 둥 '저번에 빵꾸난 그 돈! 손실 본 걸 회복했다'는 둥 목소리엔 기쁨이 가득했다. 도지가 바닥을 향해 날아갈 때면 줄어드는 수익에 탄식을 모두가 내뱉었고 지금 손절할까 말까 나에게 묻기도 했다. 그러다 본전 밑으로 나락으로 날아가면 손실의 두 배만큼 충격받아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다.

들불처럼 퍼져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들만의 파티는 도지 코인의 떡락과 함께 강제 해산되어버렸다. 남은 것은 그들의 시퍼렇게 멍든 계좌잔고와 빌려 핀 담배 빚뿐이었다. 내 침대 옆 자리 코인러 선임은 군생활 동안 모아둔 돈뿐만 아니라 사회생활하며 쌓아둔 통장까지 깨서 코인에 뛰어들었다고 하는데... 어떤 결말이 만들어졌는지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다.

21년 5월 경 장중 800원 까지 찍었었던 도지코인 22년 2월 현재 173원 / 저 정신나간 상승장을 체감하면 누가 코인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출처: 코인마켓캡)




사람은 처맞기 전까지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이는...


살아가면서 곤란을 겪으며 이치를 깨달아 가는 것

곤이지지(困而知之)
- 공자-


과거 2018년 경 비트코인이 10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치고 올라갔을 때와 20년 코로나 대세 하락과 상승장 때 '처맞으며' 예방접종을 받아서 그런지 난 군대에서 코인의 광풍을 피할 수 있었다.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군대에서 코인러들은 저렴한 수업료로 교훈을 얻어낸 것일 수도 있다. 만약 바깥이었으면 방학 동안 모은 대학 등록금과 월세 보증금을 코인에 쏟아부었을지도 모르니까. 최악의 경우 여기저기 손을 벌려 빚을 져 몇 년 동안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렇게 가볍게 처맞아보고 배움을 얻었으면 다행이지만 어떤 이는 그렇게 처맞아도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곤란에 부딪혀도 배우지 아니하면 최악이다.

곤이불학 만사위하의(困而不學 民斯爲下矣)
- 공자 -

공부하기는 싫고, 땀 흘려 일을 하기는 또 싫고, 커리어나 자격증을 따는 것은 능력도 안되어 보이고, 머리가 안 좋으면 몸이라도 굴리거나 무언가 시도를 해보려고 해야 하는 데 인터넷 속, 주변에 일확천금의 미신이 자신에게도 발생할 줄 알고 또다시 주식, 코인, 선물투자, 도박 등에 빠져든다. 그 얼굴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은 행위들에 중독되어 간다. 실제로 군대 안에서도 코인이 흥행하기 전에는 스포츠 불법 토토가 만행하기도 했다. 신경 과학자가 한 실험을 해봤는데 게임을 해서 이기면 돈을 주고 실험자의 뇌를 MRI를 촬영을 해보았다. 게임에 이겨 돈을 벌 때 자극받는 뇌의 부위가 코카인을 할 때 자극받는 부위가 같다고 한다. 코인러는 미신에 빠져 마약 섭취와 같은 행위를 계속하는 것처럼 보인다. 20대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나중에 어떤 후폭퐁을 맞을지 생각할지도 모른 채 자신의 뇌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나이라는 뒤에서 굴러오는 돌덩어리를 바라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생이지지자 상야(生而知之者 上也) : 태어나서부터 아는 사람은 최상이다.
학아지지자 차야(學而知之者 次也) :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 다음이다.
곤이지지 우기차야(困而學之 又其次也) : 곤란에서 배우는 사람은 또 그다음이다.
곤이불학 만사위하의(困而不學 民斯爲下矣) : 곤란에 부딪혀도 배우지 아니하면 최악이다
- 공자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이 훌륭한 교사(반면교사)에게서 좋은 깨달음을 얻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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