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이 다들 이렇게 무례하기만 한지도 모르겠고요, 당신도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어요. - 영화<조커> 중 -
군대에 있는 군필자로서 가장 괴로운 점을 하나 꼽는다면 바로 이질적인 인간과 만난다는 점이다. 미지와의 조우는 새로운 관점과 신선함을 주기도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는 사회의 예절을 파괴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타인을 괴롭히고, 힐난하고 상처받는 말을 하고, 인격을 모독하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고 성희롱, 성추행을 하는 등 비상식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계급이라는 견장과 공동 생활,폐쇄성이라는 특수성이 맞물려 상상 이상의 무례함과 불쾌감을 만들어 낸다.
최근 넷플릭스 인기작 <DP>에서는 지금은 거의 근절되었지만 과거 10여년 전에는 존재했던 군대 내 존재했던 광기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메세지를 던진다.
왜 그 사람은 이런 무례한 행동을 하는 걸까? 왜 반대로 그런 사람들과 달리 우리는 예절과 예의를 지키는 걸까? 아니 왜 지켜야 하는 걸까?
역사적으로 이게 약이었지. <폭력>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개인의 폭력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해왔다. 그래서 주먹 다툼, 발길질, 싸움 등의 존재를 실체로 느껴본 사람 또한 적고 자신이 그걸 행하거나 당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내면의 폭력성을 잘 갈무리 했지만 사람에게는 악의, 광기의 가능성이 숨겨져 있고 그걸 행할 수 있는 육체적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힘이 약하더라도 도구와 잠을 자고 있는 상대를 공격한다면 힘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무례한 사람은 자신의 예절없고, 인격을 모독하는 행동의 끝이 자신의 물리적 충돌이라는 걸 이런듯 잘 인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과연 몰상식한 자는 자신의 눈 하나, 귀 하나, 손가락 몇 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한다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해도 단 몇 초안에 이뤄지는 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문명인들은 예의 없는 말을 해도 머리가 쪼개지지 않기 때문에 야만인들보다 더 무례하다. - 코난 더 바바 리안의 저자 -
사람에 대한 존중은 코난 더 바바리안의 저자의 말마따나 머리가 쪼개질 수 있다는 위험성 위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은폐된 또다른 폭력 : 평판과 사회적 규제
뭐라도 해야지...
그렇다고 사회에서 군대 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DP>에서 처럼 행동하거나, 야전삽으로 머리를 쪼개거나, 주먹을 후려갈기는 사적 제재를 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우리에겐 개인의 자그마한 폭력은 근절되어있지만 국가의 거대한 폭력. 예를 들어, 군대, 치안유지를 위한 경찰력과 사법 체계, 집단 내 규율 체계는 존재한다. 사회적 평판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생기는 폭력도 물리적 폭력 이상으로 강력하다. 남성의 폭력은 물리적으로 불구로 만들지만 여성의 폭력은 사회적으로 불구로 만든다. 뒷담화, 왕따, 성관련 범죄에 의한 평판의 손상 등을 생각해보아라. 어찌보면 주먹다툼은 코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으로 끝이나지만 정치적 공작의 끝은 목숨이 끓어져야 끝이난다. 사회적 평판(뒷담화)의 중요성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도 인간이 거대한 집단을 유지하고 지구 내에서 우세종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 강력한 무기라고 했을 정도로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은폐된 폭력 중 하나이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규율 체계'와 '사회적 평판 무너뜨리기'라는 방식으로 집단 내 괴롭힘(ex.병영 부조리 등)으로부터 구제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병영 부조리를 당하고 있어 괴롭다면 주변에 존재하는 규율 체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상급자와의 면담, 부대장에 대한 마음의 편지, 병영 상담관, 이조차도 통하지 않으면 1303 등등 이런 소통 창구는 우리 군인 선배들의 피와 고통 위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받았던 따돌림 도를 넘는 부조리를 구체적으로 적어라. 육하원칙에 따라 메모장에 기술해두어라. 적을 때에는 범행을 목격한 목격자도 적고 가능하면 CCTV 기록을 확인할 정도로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 장소 등을 적어라. 신체적 폭력을 당했으면 머리를 맞았다 식으로 단순하게 적지말고 오른손으로 뒷통수를 몇 회 가격했다 라는 식으로 세세하게 적어라. 특히나, 성추행,성희롱 등 성군기 문제로 물고 늘어져라. 군 내에서 폭언,욕설 등 보다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성 관련 범죄이다.
보통 병영 부조리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과의 교우 관계도 원만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보다 사회적 평판의 힘은 이런 병영 내에서도 강력하다. 셧다운제가 왜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나 생각해 보아라. 논리가 틀려도 다수의 지지가 있으면 된다. 명분 뒤에 다수의 지지가 비상식을 만들어낼 정도로 막강하다. 상대가 평판이라는 은폐된 폭력을 인지하지 못할 때 너는 평판이라는 몽둥이로 상대의 머리를 쪼개라. 피해 사례를 모으고 그에 관한 진술을 목격자로 부터 얻어라. 만약, 너가 영내 인물들의 지지 없이 규율 체계만으로 철퇴를 휘두른다면 배신자라는 오명이 씌워진 반쪽짜리 승리일 수 밖에 없다. 지지를 얻고 동정을 얻어라. 피해자로서 남아야지 진정한 승리로 나아갈 수 있다.
무기, 몽둥이(진술서, 목격자) 등이 준비가 되면 몽둥이를 가차없이 휘둘러라. 상급자에게 면담을 신청하고 준비된 자료를 보여주어라. 그 순간 메뉴얼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는 분리 조치되고 그의 일환으로 거의 99%의 확률로 부대 전출을 보내거나 갈 수 있을 것이다. 너가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 그 무례한 자는 군기 교육대에 가게 되어서 전역 날짜는 뒤로 밀리고, 포상과 위로 휴가는 전부 다 날아갈 것이고, 군생활 내내 병영 부조리를 일으킨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달라 붙을 것이다.
글을 마무리 하며...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말처럼 '폭력'의 힘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르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내가 눈 하나는 앗아갈 수 있다는 '물리적 폭력'의 힘, 문명화된 체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사회적 평판'을 무너뜨리는 숨겨진 폭력의 힘을 내가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자아를 지켜내고 자신감을 지켜낼 수 있는 훌륭한 호위 도구가 되어줄 수 있지만 반대로 그 도구에 의해 타인으로 부터 내가 머리가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매순간 존중해라. 항상 맑게 살아라. 특히나 밑에 있는 사람, 후임들에게 따뜻하고 온화하게 대하고 사랑하라.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우리와 같이 집에서는 사랑받고, 또 존중 받을 만한 사람들이다. 너는 실수 없이 그 자리까지 올라왔는가? 실수하고 사고를 치더라도 따뜻하게 보듬어주어라. 모두들 우리와 같이 고해를 항해하는 동료들이고 병역의 의무를 나누어 짊어지고 있는 동료들이다. 100점 짜리 사람은 없다. 80점 짜리 사람을 보더라도 20점 짜리 부족한 점을 확대해서 보기보다 80점 짜리 집단에 기여하는 점을 바라보아라.
그리고 명심해라. 그들도 광기와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는 존재임을 잘하면 너의 소중한 목숨 못하면 눈 하나 정도는 앗아갈 수 있는 그런 충분한 힘을 가진 사람임을 항상 깨달아라. 그러니 우리 존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