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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업하는 선생님 Dec 30. 2021

미안하다, 아이들아 엄마 아빠가 능력이 없어서.

부모를 잘 두는 것도 능력이었다

부모의 재력 수준에 따라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정해진다는 '수저론', 평등이란 프랜차이즈 아래 이루어졌던'인천 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 각종 입시비리에 대한 뜨거운 관심들은 대한민국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한 경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증거로 보다.


그 이면에는 정체된 경제 성장으로 부족해진 양질의 일자리와 학력 인플레로 과열된 경쟁에 소모되고 있는 20대~30대들의 바람이 섞여 들어 있다. 공정한 출발점(부모의 재력, 사회적 배경을 제외한)에서 경쟁하길 바라는 소망이 바로 그것이다. 반대로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20대~30대가 이런 이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현대 사회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평등한 기회 속에서 공정한 과정으로 경합은 한다는 소망은 정말 말 그대로 환상임을 책 <세습 중산층 사회> 꼬집는다. 





평등한 기회란 존재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인적성 검사, 공무원 시험 등 취업시장에서 , 더 빨라서는 수능과 수시 등에서 모두에게 주어지는 '공평한 기회' 속에서 공정한 경쟁을 해왔다고 믿고 싶어 했다. 하지만 노동 시장 그리고 학력 경쟁 속에서 공인되는 '능력'을 발달시킬 기회는 중류층, 상류층 출신들에게 훨씬 더 풍족해왔다. 그들은 취업 시장에서 필요한 인적 자본을 모의 지원 아래 차곡차곡 쌓아왔다. 즉, 애초부터 우리가 그렸던 공정한 경쟁은 그 출발점부터가 비틀어져있었던 것이다.



자녀의 인적자본으로 세습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 거주하는 지역이 자녀의 명문대 입학에 확연한 차이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서울대 입학생 절반 가까이가 상위 64개의 고등학교에서 배출되었다.(특목고, 영재고, 자사고, 중상위층 거주지역 일반계고 등에서 배출)

SKY 진학률 : 강남구 15%, 서초구 11% <-> 최저 자치구 1%

  

서울이나 기타 뜨거운 학구열이 뜨거운 지역에서 만들어진 '사기업 특구'는 그 격차를 더 넓히는 기제 중 하나이다. 자녀 교육에 대한 풍부한 수요와 자본,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과 양질의 노동력들은 강력한 인적자본 계발에 특화된 '사기업 특구'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사기업 특구'에서 학생 관리, 입시 특강과 컨설팅, 교육 로드맵 작성 등 양질의 지원을 상위 계층 학생들은 받는 반면 그에 반해 지방 중하위층 자녀들은 단과학원, 보습학원, pc방, 만화방 등 상대적으로 쓸만한 자원, 정보를 받지 못했다.


그 외에도 내신 대비 족집게, 자소서와 비교과 활동을 전문 업체에 외주, 컨설팅을 통한 봉사 - 수상 - 동아리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수시 로드맵 만들기 등등 인적 자본의 격차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영역으로 나아가 성적 위조, 인맥을 활용한 비교과 스펙 쌓아주기(논문, 봉사...)까지 중상류층의 자녀들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교육을 통한 자녀의 지위 상승에 대한 열망은 좋은 학군으로 이사, 사교육 열풍으로 이루어졌지만 그런 이상과 달리 교육은 중하위 계층 상승을 위한 사다리가 아니라 세대 간 지위 재생산의 도구가 되었고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주체가 되버린 현실이다.



노력도 세습된다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비인지적 능력(성실성, 성취동기, 감정 제어능력, 사회성, 자존감...)은 아동기 양육 환경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


가정 내 다양한 활동, 가족 간 관계, 대화 시간, 교과 외 활동과 같은 사회 자본은 자녀에게 풍부한 심리적 재산이 되어준다.


부모가 사회경제적 탁월한 지위를 습득했기에 사회경제적 지위 획득에 유리한 역할 모델과 접촉 가능성이 높다. 아동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능력과 기술 많고 상이하다. 단순노무직 역할 모델과 경영자의 역할 모델 두 모델을 비교해보아라.


또 학교에서 만나는 또래집단도 야망 있는 권위형 부모의 자녀들만 만날 가능성이 높다.





사회에서 작동하는 '세습 과정'


부모의 사회경제적 자본을 바탕 삼아 그 자녀들이 인적자본, 그것을 바탕으로 얻은 지위(명문대, 전문직 대학교...)는 학령기에서만 불공평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눈덩이가 점차 구르면 구를수록 커지듯 어린 시절 시작점에서의 작은 격차는 성인 되면 막대한 격차가 어간다.



세습된 인적 자본은 사회 경제적 자본으로 재생산된다

이렇게 형성된 높은 지적 수준, 시험 성적, 학위와 자격증은 사회적으로 명망 높고 많은 임금을 받는 직업으로 이끈다.


공무원, 대기업 정규직, 전문직, 이공계 석박사 등등 1차 노동 시장은 당연하듯 초임 급여차가 여타 비정규직 직원들과 비교하면 305만 원 VS 138만 원으로 차이가 굉장히 크며 임금 상승률도 1차 노동시장의 노동자가 더 높다.  


1차 노동시장은 전체 노동 시장의 16.5%를 차지하는데 진입 인원의 69.7%는 명문대+전문직 대학(로스쿨, 의사, 교대...)이었다.


이직의 기회와 그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큰 것이 아니다. 첫 일자리가 신분을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통계적 결과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을 성공한 비율은 2.2%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 성공률은 4.2%에 불과했다.  즉, 사실상 대학 입학과 동시에 반쯤 신분이 결정되고 첫 일자리에서 거의 모든 게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암울한 추세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대학 입학을 위한 인적 자본의 형성에 부모의 물적, 인적 지원이 얼마나 큰 지 위에서 나와있는 것을 생각하면 암울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학에 격차뿐만 아니라 사는 지역에 따른 격차도 문제가 된다. 지방엔 대졸자들이 갈 만한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가 적고 대졸자 수도권과 지방의 임금격차도 265만 원 vs236만 원으로 수도권이 임금도 더 많이 받는다. 그리고 그마저 있는 지방에서 창출되는 괜찮은 일자리 다수는 서울 지역 대학 졸업생들의 차지한다. 지방은 인턴, 공모전 준비, 취업 스터디 기회 부족으로 취업의 기회 획득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당연하듯 이런 임금 격차는 차후 자산 축재에 격차를 불러일으키고 거주하는 지역에 따른 문화자본(문화생활의 기회), 부동산 시세 차익의 기회 등 지역과 서울&수도권 간 그 격차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 때문에 서울공화국이라는 한탄이 나올 정도의 지역 불균형은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되고 지역 인재 전형으로 인재를 뽑는 '지역 균형 발전'에 심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의 행보와 일치한다.



경제적 자본 세습의 숨겨진 기능

20대 초반 격차(취업) 뿐만 아니라 20대 후반~30대 초(결혼, 출산, 자산 축적)의 이행에도 복합 불평등이 나타나게 한다.


결혼 전 주택 보유(주로 부모에게 상속 받음), 자산 보유 규모(부모의 지원 없이 자산을 많이 쌓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급여를 생산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가 결혼과 출산 여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찌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현재 혼자 살아가는 삶의 어려움, 출산 및 육아에 대한 부담, 경력 단절 등 비용 문제 등을 생각하면 결혼과 출산에 대해 현 20대~30대가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결혼의 여부뿐만 아니라 취업 이후 자산 축적에도 격차는 점점 심해진다.

일하는 여성의 증가와 동류혼의 증가는 가정의 소득 격차가 두 배가 일어나게 한다. 비슷한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과 결혼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 결혼 당사자 부모들의 사회경제적 지위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동류혼으로 더욱 가속화된 자산 격차는 다시 자녀에게 투자할 자본의 증가와 좋은 동네에 집을 구매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자산 축적에 있어서 자산 형성에 상속 자산의 비중이 커지고 근로소득의 기여도가 줄어들었다. 임금을 좌우하는 경제성장률보다 실질금리 하락 등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률이 더 높은 것이 자산 축적에 있어 '상속'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임금 상승률보다 자산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현실은 노동의 가치에 대한 폄하가 일어났고 요즘 비트코인, 주식, 부동산 등 재테크에 대한 열풍에 사람들이 빠진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개인과 교육자의 입장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의 입장...


지위 상승의 사다리라고 느껴졌던 '교육'은 사실 중상위 계층의 지위를 공고하게 만드는 기제로 보이고, 생애 초반에 이루어졌던 교육적 격차는 대학과 첫 일자리를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사실상 거의 계급이 결정된다는 위에 통계적 결과를 생각해보면  흐릿하게만 느껴졌던 불평등, 양극화에 대한 심화가 눈앞에 큰 벽으로 다가오는 절망을 느끼고, 까마득함과 억울함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개인의 행동이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에 나자빠져 있을 필요는 없다. 결과론에 빠져 무력하게 앉아만 있고 단기적 쾌락으로 도피하고만 있으면 삶은 더 바닥까지 침체될 뿐이다. 우린 유전적 요인,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 통계적 추세에 100% 종속되어 있는 인물이 아니다.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보았고 아름답게만 보였던 현이 비참하게 다가왔다고 해도 그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낙관적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누군가는 해결할지라고 생각하며 쾌락에 이성을 마비하기보다는 직시한 현실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진흙탕 속에 쳐박혀도 누군가는 별을 쳐다보고 있다.


계급 상승은 한 세대 동안 이뤄지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중상위 계층의 강점은 단순히 사회. 경제 자본을 독점했다는 부분이 아니다. 그들의 진정한 강점은 자신의 지위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영자적 능력에 있다. 우린 방금 책 <세습 중산층 사회>를 통해 단편적으로 사회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법에 대해 인지했고 그들처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해킹하는 방법을 활용한다면 개선의 여지는 분명 존재한다. 가령, 부모의 역할 모델, 아동기 시절 양육 환경이 자녀의 비인지적 능력에 강력한 영향을 적용함을 알았으면 자신의 역할 모델은 어떠한지 알아보고 모범으로써 개선해나간다면 경영자적 자질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단편적으로 이 글만 확인하면 대한민국 사회는 개선 불가능한 봉건 사회로 보일지 모르지만 현대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분야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가 개방적인 사회이며 과거 사회적 계층, 성별, 민족에 따라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고 소수 엘리트만이 접근 가능했던 시기보다 더 가능성이 많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헬조선,.. 헬조선 자조적으로 말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과 비교하면 계층 이동이 활발한 편이고 상류층 자본 독식 비율도 적은 편이다. 불가능한 점을 비교하기보다 가능성을 집중하는 게 올바른 사고방식이지 아닐까?



교육자의 입장...


불평등을 사후적으로 고치려 하기보다는 생애 첫 25년 동안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20대 80의 사회> 중


위와 같이 자신이 불평등을 생산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도적으로 방과 후 학교, 돌봄 교실, 방학 중 프로그램 등등 인적자본 격차 해소를 위한 도움이 있지만 교육자 개인적으로 학습 능력 미달 학생들에게 좀 더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개인적으로 추가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육자도 가정에서 보지 못할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이상적 역할 모델이 되려고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가정환경이 불안정한 아이들이 좀 더 비인지적 능력(열의, 인내심...)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그 행동에 대해 어렸을 때보다 낙인찍기보다 그 성향을 깊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가지고 보듬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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