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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업하는 선생님 Feb 28. 2023

학생들은 창의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다

내가 교직생활 3년 차에 다다르며 한 가지 신념이 공고해졌습니다. 




학생들은 창의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다




[무한한 자유를 제공하는 수업]과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학급]이 정답이라고 세상은 주입했고, 매를 맞고 학교에 다니던 분들은 이를 동의할 것입니다. 저 또한 대학시절, 고시생 시절 귀가 아프도록 ‘학생들은 창의적인 인재들이다.', ‘민주시민이 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아이들의 모습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자유 속에 학생들은 문명의 다음 세대를 빚어낼 창의성 넘치는 개혁가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유튜브에서 나오는 밈을 앵무새처럼 내뱉는 ‘스피커’ 였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책임감 있는 민주시민 보다 성악설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자들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시선이 사라지면 폭력 - 왕따 - 패드립 온갖 테러를 마치 놀이라도 되듯 순수하게 즐겼습니다. 자극이 들어오면 동물과도 같이 반응만 하는 아이들에게 자유라는 권리는 사치였습니다.  








뛰기 위해서 걸을 줄 알아야 하고, 걷기 위해선 두 발로 설 줄 알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사람에겐 차근차근 밟아야 할 발달 단계가 존재합니다. 




학생들에게 자유를 주기 전에 해야 할 것은 보편적인 도덕을 학생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입니다. 외부자극에 무지성으로 반응하는 ‘본능’에서 벗어나 자극과 반응 사이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성’으로 학생들을 인도하는 것을 우선해야 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 동료를 대하는 방법, 우는 사람에게 동정을 가지는 태도,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를 우선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규율 잡힌 환경은 과거 권위적 교실 문화가 아닙니다. 군대식 교육도 아닙니다.  질서 잡힌 교실 환경은 안정감을 주는 환경입니다. 조직적인 학습 환경은 창의성의 적이 아니라 토대입니다. 비판적 사고, 창의성, 혁신은 축적된 온 문명 위에 서야 의미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께 기분 나쁜 말 하는 것은 할 말은 하는 자신감 넘치는 당찬 모습이 아닙니다. 철없는 망종, 천방지축 망아지에 불과합니다. 무례한 학생은 사회적 규범을 배워야 또래 집단의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소속감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더 높은 도덕을 위해 법칙을 깨는 사람은 처음에는 그 법칙을 철저히 익히고 훈련해서 그 필요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겐 자유라는 단어는 규율 속에 자유라는 ‘자율’이라는 단어로 바꿔서 교육시켜야 합니다.   




저는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일차원적 쾌락을 우선하고 혼돈과 파괴로 얼룩진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교사는 학생들을 창의적이고 도덕적인 인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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