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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업하는 선생님 Dec 31. 2021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디지털 기기는 우리 뇌와 아이를 어떻게 망치는가? #책 <다시, 책으로>


책 좀 읽어라! 책!


우린 옛날부터 책 좀 읽으라는 소리를 귀에 쥐가 날정도로 들어왔다. 아니 도대체 이 재미도 없는 책을 읽어야 하는지? 차라리 TV를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컴퓨터 게임하면서 놀아야지! 그랬던 우리는 자라나 아이를 낳거나 교육과 관련된 직업을 얻게 되어 키워지는 입장에서 반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어렸을 때 들었던 잔소리를 다시 아이들에게 반복한다. "책 좀 읽어라! 책!"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이 왜 책을 읽어야 하냐는 말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도 그 이유를 모르니까.


도대체 왜 우리 부모님들과 선인들께서는 책 읽기를 강조했는지, 왜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의식적으로 시켜야 하는지 책 <다시, 책으로>를 바탕 삼아 설명하고자 한다.  




1. 디지털 문화는 뇌 회로를 변화시킨다


 우리의 뇌는 일종의 찰흙 같다. 나이에 상관없이 어떤 자극을 주느냐에 따라 끓임 없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익숙한 자극에 점점 적응하고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점차 퇴화시킨다. 인간의 읽기 능력은 사실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니고 바로 이 뇌 '가소성'을 활용해서 생겨난 환경적, 문화적인 요인(교육)에 의해 생겨난 결과물이다.


최초의 인류는 말하고 듣는 구전 능력이 우리의 자연적 능력에 더 가깝다. 하지만 문자의 탄생으로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을 우리는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자 문화'를 생성했다.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고 익숙하게 만드는 '문자 문화'는 뇌의 연결 구조와 배선을 바꾸어 인간의 읽는 능력을 형성시키고 인간 사고를 본질적으로 변화시켰다.


하지만 '문자 문화'를 지나 이젠 '디지털 문화'가 우리를 뒤덮었고 우린 읽기 능력을 우리 뇌에 적절하게 새겨 넣지 못했고 읽기 능력뿐만 아니라 우린 읽기 능력과 함께 찾아온 중요한 인지 능력도 잃어버리게 된다.


'깊이 읽기'가 준 선물 같은 능력들


1. 추론과 예측 능력

우리의 뇌는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나타나면 정지하고 그 의미를 '추론'하기 위해 뇌의 신경 회로를 다른 방식으로 활성화한다. '추론'의 과정에서 우리 뇌는 상황적 맥락+작업기억+장기기억(배경지식)을 활용해 의미를 예측하고 추측해 빠른 속도로 글을 이해한다.


2. 공감 능력

공감으로 역지사지의 능력으로 타인의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타인의 느낌과 상상, 생각에 빠져드는 것이다. 우린 '깊이 읽기' 활동을 통해 인물과 동화해 인물과 유사한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유추한다. 읽기를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으며 풍부한 맥락으로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린 공감 능력이 자라난다.

 

3. 배경지식

평생 우리가 읽고 경험한 모든 것은 지식의 저수지에 더해져서 우리가 읽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능력의 기반이 된다.  

<다시, 책으로> 중에서

우리는 외부 플랫폼에 의지해 지식을 얻는 것에 익숙한 나머지 우리 '체내 플랫폼', '지식의 저수지'의 중요성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우리는 구글, 인터넷, 스마트폰 등등 외부 지식 서버에 의존한다. 하지만 '내부 지식 서버'가 존재가 빈약하다면 우린 새로운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할 자기만의 잣대를 가질 수 없다. 즉, 비판적 분석 능력은 나약해지고 점점 외부의 영향에 취약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다. 생애 초기 풍부한 배경지식, 풍족한 내부 지식 서버의 존재는 더 많은 자원을 획득할 기회를 얻게 된다. 왜냐면 배경지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추론과 예측>에 필요한 지식이 부족하고, 비유를 통해 이해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는 선순환의 반복이고 누군가에게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 외에 유추와 추론 능력, 비판적 분석 능력, 창의력을 우린 잃어버렸다.


디지털 기반 문화의 특징  : 자극 과잉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반 문화'의 특징은 바로 끓임 없는 자극이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가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사라진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뇌는 자극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쉽게 소화되고 밀도도 낮고 지적 부담도 적은 정보들을 선호한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자극에 익숙한 나머지 자극이 사라지면 지루함을 느낀다.


즉, '깊이 읽기'를 위한 동기도 줄어들고 '깊이 읽기'를 실천할 환경도 부족한 것이다. 인위적으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우린 점점 스마트폰 속 얇고 피상적 정보만을 수동적으로 즐기기만 한다.  


디지털 문화가 우리에게 혹은 다음 세대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면 그 문제의 심각성은 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 문화'가 만들어내는 영향은 그렇게 단편적인 것이 아니었다.




2. 디지털 문화가 앗아가기 시작한 종의 미래


미래 세대(청소년)에게 주는 영향

위에 디지털 문화가 우리 미래 세대와 우리 뇌에 미치는 강렬한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뇌는 강렬하게 반복되는 자극에 민감해진 나머지 자극이 없는 지루함을 견뎌내지 못하고 디지털 문화에 점점 중독되며 디지털 정보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얇고 피상적 정보에 익숙해지며 깊은 고심과 뇌의 사고 과정을 변화시키는 '문어 문화', 깊이 읽기 활동과 멀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와 우리 미래 세대는 '추론과 예측', '비판적 사고', '배경지식', '공감 능력', '반성적 사고', 창의성 등을 잃게 되었다.

 


인류가 생성하는 것에 주는 영향

우리가 읽는 것은 우리가 쓰는 것, 만드는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문화에서는 얇고 피상적이며, 쉽게 소화되고, 밀도가 낮은 정보들을 주로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점점 디지털 매체와 유사한 뇌 회로를 가지게 된다. 디지털 매체와 우리의 언어는 동질화가 발생한다. 우리가 생성해내는 결과물은 점점 단어 선택 폭이 좁아졌고, 원고 길이는 짧아졌으며 복합 구문과 비유적 표현은 줄어들었다. 


우리가 미래 세대에 영속적으로 남겨 보낼 매체의 질은 점점 질이 낮아졌고 다시 질 낮은 매체는 다시 질 낮은 개인을 생성한다. 우리는 점점 언어와 사고가 위축되었고, 언어는 다양성을 잃어간다. 우리를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낸 위대한 지혜의 수준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 미치는 영향

'깊이 읽기 활동'이 우리에게 비판적 분석의 토대가 되는 배경지식을 제공한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내부 지식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타인의 의견에 크게 휘둘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즉, 깊이 읽기 활동의 부재는 우리 사회를 자정 시키는 능력을 상실케 하고 한 집단, 개인에게 휘둘리는 독재 사회로의 회귀로 유도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


또, 인간 사회, 모든 공동체는 공감 능력을 토대로 존재한다. 서로의 다른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태도로 상대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약자에겐 연민을 가지는 능력은 우리 사회가 소모적인 논쟁 속에 빠지지 않게 만들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은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깊이 읽기 능력의 부재는 '공감 능력'의 퇴화를 불러일으킨다.

 


3. 디지털 문화에 저항하기

: 교육자이자 부모인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읽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인간은 읽기를 배워야만 한다. 환경에 따라 읽기 회로도 상당히 다르게 형성된다. 스마트폰, 스마트 TV 등등 시각적 자극이 만연한 세상에서 인위적으로 깊이 읽기 능력을 함양할 시간과 장소, 활동(책 읽기) 등을 제공하지 않으면 우리 후손의 뇌는 점점 얇고 피상적인 정보를 선호한다.


스마트폰으로 너무 빨리 아이를 옮기지 않기

생애 초기 우리의 뇌는 해마(기억 저장소)보다 편도체(감정)를 먼저 생성한다. 초기에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부모 간에 애착이 아이 뇌를 평생 동안 유지시킨다. 아이는 무기질의 영상매체가 아닌 따뜻한 엄마의 품 속에 엄마와 상호작용 할 때 감정적으로 뿌리가 단단한 아이가 된다.  


영아, 아동기의 아이는 언어보다는 비언어적 자극에 더욱 민감하다. 책 읽어주기 활동은 서로에게 주의를 집중하게 해 긴밀한 유대를 맺어주고,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언어 체계를 발달시킨다. 듣기 뿐만 아니라 상호작용도 아이의 언어 영역 발달에 중요하다. 책을 읽어주다 발생하는 물음과 응담 대화식 읽기는 상호 소통의 기회가 되어 발달에 긍정성을 준다.


전자기기는 종이의 질감, 냄새, 부모의 촉감, 시각적 공간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중감각적 언어적 연결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 왜인지 우리가 전자책을 읽을 때 종이책보다 더 이해가 안 되고 암기가 안 되는 것은 이런 공감각적, 오감적 자극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뇌 발달 초기- 중독성 있는 스마트 기기의 접촉을 멀리하고 그 대신 아이를 문해 시민으로 만들기 위한 '책 읽어주기', 껴안고 같이 뛰노고 대화하는 등 다중감각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특히, 생애 첫 2년에는 전혀 접촉을 시켜주지 않고 그 이후에는 점점 접촉시키는 시간과 빈도를 조절하며 접촉시켜야한다.

 

풍부한 배경지식을 가지게 해야 한다

외부 플랫폼에 의존해서 사는 것을 줄이고 풍부한 입력과 암기로 배경지식을 가지게 해야 한다. 특히나, 생애 초기에 풍요로운 내부 지식 서버의 존재는 스노볼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배경지식은 이해력의 기초, 비판적 사고의 기초이기 때문에 외부 지식 플랫폼에 의지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암기하도록 유도해 깊고 넓은 배경지식을 생성하고 이에 의존하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글을 마치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디지털 문화의 악영향,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우린 <다시, 책으로>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이해하고 싶고 간결하게 <다시, 책으로>라는 책의 핵심적인 내용과 주장을 전달하고 싶었지만 그 바람이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책으로> 책은 그 내용의 무게가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권장드리고 싶지만 읽어보면 두꺼운 책 두께, 어려운 용어와 광범위한 구조로 책을 이해하고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직접 읽어보라고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요약해 둔 핵심 내용을 바탕 삼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자녀 교육, 학생 교육에서 왜 '깊이 읽기 과정'이 중요하진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디지털 문화의 융성은 페이스북(메타), 구글, 애플 등 IT 기업의 눈부신 발전을 만들었고 이 세계적인 기업은 의도적으로 자사 서비스가 주는 악영향을 숨기는 듯합니다. 디지털 문화에 대다수의 인간이 빠져 사는 동안 어떤 일부는 '문어 문화'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이를 바탕으로 얻은 사고능력을 무기 삼아 더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위에서 배경지식의 이야기를 생각해봅시다. 멍청한 사람은 밑바탕이 없기에 더더욱 멍청해지고, 똑똑한 사람은 단단한 뿌리가 있기에 더더욱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내가 가르칠 학생들에게 우리 모두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을 읽는 모범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양극화의 시대에 어떤 극단으로 아이들을 이끌지 우리가 결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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