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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May 13. 2019

100일 글쓰기 55일차

데이트 폭력

원래 오늘 주어졌던 글쓰기 주제는, '위로가 필요할 때 읽는 책/영화/음악 추천'이었다. 그래서 위로가 필요할때에 내가 뭘 했는지 곰곰히 생각하느라 퇴근길이 괜히 신나져서 팔까지 휘휘 저으며 왔었다.

근데 어느순간 비명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들어왔다. 놀라서 빼서 들어보니 어떤 여자분이 다른 남자분한테서 도망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벗어나려고 애쓰는 여자분의 팔을 남자분이 계속 잡고 놔주질 않는 모양이었다. 여성분은 계속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다 잡혔다를 반복했고, 주위엔 사람들이 조금씩 멈춰서서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성분이 '신고해주세요'라고 소리지르는 순간,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근처로 모여들었고, 근처에 있던 다른분이 남성분을 말렸다. 그렇게 상황은 점점 잠잠해졌다. 지켜보던 사람들도 한명씩 돌아갔다. 그리고 나도 집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집에 돌아왔는데, 뭔가 잘못한것같다. 신고를 했어야했던 것 같다. 당장 그 남성분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상황도 마무리 된 것 처럼 보였지만, 그 다음은 또 어떨지 알 수 없는 일인데... 계속 그 여성분은 남성분과 함께 있어야만 하는 상황에 있는건데... 뭔가 찝찝한 기분이 계속 남는다.

미국에서는 길에서 남여가 작은 실랑이만 하는듯 보여도 바로 신고가 들어가고, 경찰은 여성분을 집까지 에스코트하고, 여성이 집에 갈때까지 남성을 경찰서에 잠시 잡아둔다고 한다. 뒤따라 들어가지 못하도록. 방금 그 여자분도 이런 보호가 필요했던 상황은 아닐까...

살기 위해 지르는듯 했던 여자분의 '신고해주세요' 라는 비명이 자꾸 귓가에 맴돈다.

다른사람들이 쓴 위로가 되는 책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진정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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