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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와정피디 Jun 09. 2018

웰컴백! N 굿바이 Ⅱ

DAY 6 두 번째 이야기



안녕, 칭쿠들?


숙소를 나서자마자 너무나도 귀여운 생명체를 발견했다. 양지바른 곳에서 한껏 일광욕을 하고 있는 길고양이 한 마리!!  문득 한국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집에도 가지 못하고 며칠간 밤을 새웠던 상암 사무실. 정피디는 편집 수정을, 이작가는 대본을 쓰던 날들 중 하루였을 것이다. 체력도 정신력도 이미 바닥난 새벽 밤, 이대로 사무실에 계속 있다간 스트레스로 머리가 터지거나 속이 터질 것 같았다. 메신저로 은근히 일탈 모의(?)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기껏해야 상암동 방송국 건물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것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리프레시를 할 수 있었다. 다시 일을 마무리하러 돌아가려는데, 저쪽 화단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간 곳에서 우리가 발견한 건 작은 아기 고양이 두 마리였다. 


유독 길었던 밤, 냥냥이의 작은 위로



낯가림도 없는 아이들이었는지 손을 뻗으니 다가와 우리 곁을 연신 부비며 맴돌았다. 급한 마음에 편의점으로 뛰어들어 물 한 병과 작은 소시지 한 개를 급하게 사 왔다. 냥냥이들은 배고팠는지 우리가 주는 대로 뜻밖의 간식들을 모두 먹어치웠다.

 

그때의 고양이들처럼 아이슬란드의 고양이도 경계심이 없었다. 도도한 듯, 심드렁한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도 쓰다듬으면 곁을 내어주는 냥냥이들의 치명적인 매력이란! 모든 것들을 무장해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모습을 보고 어찌 지나칠 쏘냐!!

의자 밑에 앉아 사람들의 간식을 노리던 검은 고양이, 커다란 레트리버 댕댕이가 노려보는데도 개의치 않고 갈 길 가던 의연한 삼색 고양이,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친 도도한 톨비냥까지. 하루 종일 계속해서 멋진 묘연을 만났다. 여기까지 잘 왔다고, 잘 했다고, 칭찬받고 보답받는 느낌이었다. 


고양이들과 인사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오늘의 첫 목적지, 할그림스 키르캬에 도착했다. 



<이작가와 정피디의 소소한 꿀 TIP>


#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닝겐!

아이슬란드에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만났던 모든 동물들이 인식표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도로 옆 들판에서 방목하는 양, 말까지도 전부 귀, 혹은 목에 숫자가 적힌 인식표를 달고 있었다. 


알고 보니 아이슬란드에서 동물은 아주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섬인 아이슬란드에서는 작은 바이러스라도 아주 치명적이다. 잘못 유입되기라도 한다면 가축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 만약 반려동물과 아이슬란드를 여행하고 싶다면 반드시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야 한다. 또한 수의사가 작성한 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하고, 건강에 확실히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4주 간 격리 보관을 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동물을 즉각적으로 살해해도 무방하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을 정도. 


한 외국인 여행객은 공항이 아닌 배를 타고 입국했다는 이유로 반려묘를 안락사시키고 모든 비용과 벌금을

떠안은 사건도 있었다. 하니 아쉽지만 아이슬란드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반려동물은 잠시 지인에게 

맡기는 건 어떨까. 




아이슬란드의 사랑스러운 꾸럭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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