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고리

by reasons

재수학원에서 만난 아주 천진난만한 친구가 있다. 참 성격이 좋은 친구여서 많이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학원에서는 아무래도 공부하느라 속 깊은 얘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서 수능 끝나고 먼저 연락해 만남을 가졌다. 만나서 얘기해보니 착하기뿐만 아니라 정말 박학다식하기도 했다. 역사 좋아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조예가 깊을 줄은 몰랐다. 책도 다방면으로 많이 읽어서 역사뿐만 아니라 철학, 과학, 예술 등 거의 모든 학문에 능통했다.

아이 같은 성격의 친구는 대화하면서 나에게 많은 질문도 해주었다. 나에 대한 관심으로 느껴져 고마웠다. 집에서 뭐하고 노는지, 이상형은 무엇인지 등의 사소한 질문부터 꿈이 뭔지 등의 조금은 심오한 질문까지 해주었다. 그때는 아직 대학 수업을 안 들어본 시기여서 내 전공과 진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꿈이 뭐냐는 질문에 원래 가지고 있던 막연한 꿈인 ‘해외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그쪽과 별로 관련 없는 과를 왔기 때문에 이루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의 반응이 “근데 어딜 가나 연결고리는 있어~.”였다.

참 별거 아닌 말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감동이었다. 확실히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생각이 참 깊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 그 친구가 더 좋아지기도 했고, 꼭 전공에 딱 들어맞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기도 했다. 내가 틀에 박힌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준 그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

인생을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번 느꼈던 점 중에 하나가 참 사람 뜻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이다. 마음속에 계획을 세우고 미래 모습을 그려 놓아도 여러 가지 변수가 생겨 결국 그렇게 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 아쉬움이 느껴질 때마다, 그 친구의 말을 떠올릴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실천에 옮길 수 없는 계획일지라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그 기회를 ‘연결고리’로 만들려면 계획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친구의 말을 토대로 항상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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