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소유욕

by reasons

나 이렇게 유치한 사람이었나?

친구 사이 질투는 중학생 때나 느끼는 거 아니었어?


나랑 제일 친한 애가 다른 사람이랑 붙어 있으면 신경 쓰이고

질투 나고

나랑 제일 친하다는 걸 증명해보이고 싶고


사람들 다 있는 데서 나 챙겨주면 괜히 으쓱해졌어

다른 애들한테는 묘하게 벽 치다가 내가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내 쪽으로 오는 게 좋았어


역시 너도 내가 제일 편하구나

우리 사이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는 우월감을 느끼다가도


다른 애랑 좀만 친해진 것 같으면 질투가 나더라


내가 널 의지하더라

원래 까불이로만 생각했는데


짐을 들어줬을 때부터였던 것 같아


너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갑자기 내 짐을 들어줘서

솔직히 설레기도 했던 것 같아


마니또가 아니면 더 이상하다고 툴툴거리면서도

진짜 마니또면 서운할 것 같다는 모순적인 마음도 들었어


내가 널 의지한다고 언제 자각했냐면


떨어질 수도 있게 됐을 때


갑자기 막막해지고 슬퍼지더라


호르몬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


이틀 동안 따로 지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거의 낙심까지 됐어


괜찮은 척하느라 힘들었어


애써 밝은 척 악수를 건넸는데

내 손을 꽉 잡아주는 너에게서 또 힘을 얻었어


참지 못하고 터져나온 눈물은

너와의 격리에서부터 쌓여온 것 같아


너랑 같은 버스 타길 내심 바라면서

진짜 같은 버스를 타게 되고

너가 내 앞에 앉았을 때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내가 얘를 많이 의지하고 있었구나

그때 느꼈어


다음날 반나절 동안 따로 돌아다닐 때도

짜증만 나고

그냥 빨리 너 만나고 싶다고만 생각했어


결국 같은 곳으로 오게 된 걸 알았을 때

마음이 안정되고 좋았어

그날이 가장 애틋했던 날인 것 같아


타지에서 편하지 않은 사람들과 있으려니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너한테 집착한 것 같기도 해

너도 평소와 달리 잘 챙겨주기도 했고


뭣보다 우리 사이를 질투하는 사람이 있어서

더 재밌었던 것 같기도 해

나도 일부러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해

유치하게


내가 이런 감정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


아무튼 고마웠다 까불아

너가 절대 이 글을 보지 않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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