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직장생활 후 이어진 불규칙한 생활로 단숨에 10Kg을 얻었다.
그렇게 방치하던 나의 살들은 결혼 후 더욱 무섭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천생연분 남편과 매일 이어진 야식과 술. 우리의 사랑은 술로 더욱 돈독해졌으나 내 건강은 그러지 못했다.
야속하게도 남편이 5kg이 찌면 내가 나는 딱 2배인 10kg이 쪘다.
이렇게 불고 불어, 어언 30kg가까이 쪄버린 내 몸의 상태는 곳곳에서 이상 신호를 내기 시작했다.
하루 4시간을 걸어도 거뜬 하던 무릎이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기 좋아하던 활동가였던 나는 극심한 무기력증에 시달려야 했다.
70-80을 유지하던 공복혈당은 어느시 99를 찍어 당뇨의 경계에 서 있었다. 내 몸을 방치한 주제 또 건강염려증도 상당한 탓에, 몸이 망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은 정신적으로도 나를 짓눌렀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간헐적 단식. 23대 1 단식을 지향하며, 되도록이면 공복시간을 20시간 이상 가지고 가는 것이 목표다.
프로 작심삼일러인 나에겐 다이어트에 있어 속도가 아닌 꾸준함이 최대 관건이다. 이제부터 나는 3일마다 지치지 않고 또다시 작심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7일은 버텼다. 2022년 4월4일에 다이어트를 결심해서 오늘까지 딱 일주일이 지났다. 다만 20시간 이상 공복시간을 지향하긴 했으나 첫 주인 탓에 우왕좌왕했다. 공복시간도 들쭉날쭉했다. 모르고 향이 첨가된 탄산수를 먹기도 했고, 영양제도 단식 시간에 섭취했다. 그리고 치팅데이라며 주말엔 맘껏먹고 맘껏운동하며(2만4000보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주당답게 남편과 술도 편하게 기울였다.
그 결과 간헐적단식 첫날부터 다섯째날까지 2.2kg을 감량했으나 토일 주말간 이어진 외식과 술로 다시 주말동안 800g이 불어 일주일간 총 1.4Kg 감량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운동이라도 해서 800g만 찐 것 같다.
고도비만자인 만큼 초반 감량폭이 클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 술은 다이어트에 백해무익이었다. 주말에 나사가 풀리지 않았다면 감량폭은 2.5kg~3kg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함을 유지하려 했다는 데 나는 큰 의미를 둔다. '모 아니면 도'식의 자포자기하는 실수를 첫 주만에 되풀이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당연하지만 프로 작심삼일러엔 상당히 고무적인 일.
다이어트는 초기 감량이 중요하다고 한다. 몇번의 체중감량을 해본 내 경험에 비춰보아도 초기 감량 속도는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키워주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주말에 남편과 식도락을 즐기며 술 한잔 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었으나 이 또한 이제 당분간 굿바이 해야할 듯 하다.
나의 건강, 자존감, 강한 정신력, 임신, 그리고 출산을 위해서는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 매일 마시던 술은 주 1회이상 넘지 않을 예정이며, 되도록 한달간은 금주를 실천해보려 한다. 알콜중독과 의존증 가운데 어느 경계에 서있는 나로선 큰 도전이다.
2번째주를 맞은 월요일인 오늘, 첫 식사는 16시간 공복을 유지한 후인 오후 12시30분에 시작했다. 주말 먹고 남은 아구찜과 현미밥 반공기, 구운김, 구운 양배추로 식사를 했다. 후식으로 유산균 요구르트를 마셨다. 그리고 먹어야 할 영양제도 오후 1시30분전에 섭취를 완료해 1시간동안 모든 음식의 섭취를 마쳤다. 내일 식사까지 23시간의 공복을 지켜야한다.
오늘 식단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자면...
아구찜의 양념과 요구르트 속 당질이 아쉬운 느낌.
당은 더 줄이고 단백질 비중은 더 늘릴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오늘부터는 복싱도 다시 나간다. 1일1식이 아직 적응이 안돼 기운이 없지만 운동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운동은 다이어트 뿐 아니라 정신력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길고 긴 다이어트 여정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기록도 꾸준히 남기려 한다.
아마 기록엔 지킨 날과 지키지 못한 날, 성취감과 패배감에 대한 이야기가 채워지겠지. 그럼에도 일상의 기록을 통해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점검하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