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문을 열면
다른 세상이 펼쳐져요
어느 여름 한낮엔
뭉게구름 한 조각 꺼내어
입안 한가득 넣고서
하루 종일 녹여 먹고
어느 밤엔 별이 되어
오리온을 지켜요
비 온 뒤 새벽녘엔 새가 되어
젖은 꽃송이에 얼굴을 파묻고
꿀로 목을 적시고 배를 채워요
배가 부르면 한가롭게
나무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누군가 나뭇가지에 걸쳐 놓고 간 슬픔을
노래하기도 하지요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아이는
휘파람으로 흉내를 내고
등이 구부정한 어느 이는
서럽게 목놓아 웁니다
구름이 되고
별도 되고
새도 될 수 있는
이곳에서
오늘이 내게 준 불안을 안고
내일의 설렘을 적어
초록 나뭇잎칸에 꽂아 놓고서
나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