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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텔라 Jan 28. 2019

<브랜드 경험>에 대한 나의 견해

 글/사진 s텔라 (2011년 어느날, Sydney)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다른 모든 것들은 자연히 따라온다” – Eric Schmidt-
 
얼마전부터 UX, UI, BX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너도나도 UX를 외치며, 각종 강의나 세미나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몇 권의 책도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UX, UI, BX팀을 신설하고 있다. 요즈음 끊임없이 발전하는 디지털 사회에서는 인터렉티브 제품을 다루는 것이 이미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그 과정이 무미건조하거나 지루하다면 제품과 함께 하는 시간은 고통의 연속일 것이다. 한동안 사용자 경험보다는 사용성이 중요하게 다뤄져 왔지만, 사용성은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적 속성일 뿐 이것만으로는 사용자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용성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오류방지, 일관성 등과 같은 기본적인 가치를 넘어 감성, 즐거움, 재미등 부가적인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브랜드 경험’, ‘맞춤형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진부한 혁신기술의 만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지각 가능한 모든 면에서 관찰 또는 참여를 통해 경험하는 가치의 향상을 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에 있어서 이와같은 ‘본질’은 늘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에서 추구하는 브랜드의 목표를 가지각색의 다양한 미디어의 마케팅 접점에서 사용자들에게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경험’을 기획, 고안하고 이를 위한 최적의 디자인 산출물을 뽑아내는 것이 바로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다.
 
브랜드의 감동이 사용자 경험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이 급속도로 퍼지게 되면서 많은 기업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용자를 위한 체험공간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만으로 그들의 지갑을 열려하지 않는다. 생산적 소비자를 일컫는 ‘Prosumer’를 뛰어넘어 창조적 소비자 ‘Cresumer’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들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제품의 ‘사용성’보다는 독특하고 기발한 생활양식과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는 총체적인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소비’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전세계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스타벅스 커피이다. 스타벅스 커피는 일반 커피에 비해 몇 배나 비싸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커피 한 잔의 ‘경험’을 사기 위해 기꺼이 소비를 하고있다.


한 잔의 경험을 사기 위한 소비

스타벅스에 들어서면 나는 커피를 주문하고 원하는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거나 때로는 프로젝트 그룹멤버들과 미팅을 하기도한다. 그곳에서 오직 커피만을 마시기 위해 자리에 앉아있지 않는다.  일상과 추억, 비즈니스와 만남을 이어가는 장소 혹은 경험공간인 것이다. 커피를 매개로 브랜드와 감성을 엮은 스타벅스는 이제는 감성 마케팅 주자로 우뚝 섰다. 단순히 고급 커피를 마시는 공간에서  이제는 친근한 일상과 추억을 함께하는 곳으로 변화되고 있다.  


브랜드 경험의 또다른 좋은 예는 인터넷상에서, 스마트폰에서 손 끝 터치로 쉽게 연결 가능한 ‘구글’에서도 볼 수있다.구글의 CEO인 Eric Schmidt 는 “우리의 뛰어난 실적은 사용자 경험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결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기술과 사람, 정보와 사용자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의 창구를 만들어내는 인터렉션 디자이너 (Interaction Designer)의 역할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세계 사용자 경험에 대한 나의 모험은 인터렉티브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준 구글 디벨로퍼 데이(Google Developer day 2011)에서 부터 시작된다.

Google Developer day 2011 at Sydney Conference Centre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구글은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가치를 담은 컨텐츠들을 개발하고있다.이러한 구글의 최신기술과 플랫폼, 서비스, 비지니스 등의 정보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더 나은 스마트 플랫폼 시대를 만들기 위해 전세게 곳곳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 컨퍼런스가 바로 구글 개발자 데이이다. 구글은 이 행사의 목적과 메세지를 다이나믹하게 연출했다. 구글 로고에서도 볼 수 있는 색의 기본이 되는 삼원색을 이용해 브랜드 체험공간 (Sydney Conference Cetre) 디자인부터 시작하여, 제 3의 공간, 참가자들과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구축하여 개인의 감성이나 경험을 자극함으로써 구글이라는 기업을, 또한 새로 출시될 구글의 제품의 identity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개발자들의 독창적인 발상을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은 자신이 구글에서 제공한 색다른 공간과 새롭고 흥미진진한 브랜드 체험을 직접적으로 하고 느끼면서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가고있었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였다. 구글의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Wow!! Fantastic!’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감탄하며 개발자들의 ‘소통의 공간’을 체험하고있었다.  이 행사를 통해 구글은 구글 TV를 소개하였고, 이는 넷플릭스, 아마존 비디오 온 디맨드, 유투브 등에서 Streaming 컨텐츠를 시청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을 TV에서 사용가능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색다르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하였고, 그 경험을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얼굴인식 'Face-lock' 기능을 소개하고 있는 구글 개발자들

또한 베가 LTE를 능가하는 통화 수신중 얼굴인식 “페이스락 (face-lock)기능과 안드로이드 폰끼리 사진 및 동영상,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안드로이드빔(Android beam)”기능이 추가된 구글의 새로운 플랫폼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소개하면서, ‘사용자 맞춤화 시스템’을 도입해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켰다는 것을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구글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을 나누고 그 경험에 대한 보상 또한 잊지 않았다. “공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Monaco bar)”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브랜드 연상을 강화했다. 이러한 구글의 무료 샘플 전략은 브랜드의 달콤함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은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 즉 제품 특징과 장점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두지 않고, 경험 마케팅을 중시하며 고객에게 브랜드와 관련한 새롭고 가치 있는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감성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구글이 제공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이미 브랜드화 된 기업인 만큼, 이미 성장한 기업인 만큼, 디바이스와 컨텐츠의 시너지가 이끄는 시대에서 분명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들기위해, 또한 점차 균질화되는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살리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 지속성을 위해 브랜드 재활에 집중하고 있었다. ‘Innovation(혁신)’은 구글 심장의 중심이었고, 구글 DNA의 일부분 이었다.
 
참가자들 모두가 즐거운 웃음을 나누며 독특하고 색다른 브랜드 아이디어를 맛보고, 오감 :시(視)•청(聽)•후(嗅)•미(味)•촉(觸)으로 제품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 이것이야말로 구글의 ‘브랜드 경험’ 중심 마케팅 전략에서 묻어 나오는 진한 매력이 아닌가 싶다.


See it, touch it and feel it!

끊임없이 발전하는 정보화 시대… 우리는 정보가 필요할때, 배가고파 음식을 찾아헤매는 것과 같은 패턴을 따라간다. 허기가 져서 햄버거 하나를 뚝딱 해치우는 것 같이, 우리는 최소한의 인터렉션으로 모든 것을 빠르게 얻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이 얻은 것을 ‘경험’하기 원한다. 광고의 쓰나미 속에서 소비자, 사용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경험’이다. 저마다 차별화를 내세우지만 대동소이해 보이는 상품들 사이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브랜드와 서비스에 더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있다. 내가 경험했던 스타벅스나 구글처럼 말이다.
 
기업의 규모가 크거나 작음, 그리고 시작단계와 발전단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나의 기업에는 그 기업의 유니크한 브랜드 DNA가 있다. 기업은 ‘브랜드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브랜드 경험을 고안하고 만족을 뛰어넘어 ‘경험’하는 가치의 향상을 추구하고, 매순간 순간마다 좀 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 DNA를 살리고 번창하기에 힘쓰며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을 조사하여 어떤 것이 더 보충 되어야 하고, 어떤 서비스가 요구되는가를 분명히 이해하고 그것에 적절히 순응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랜드는 공허한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고객의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이 한 기업의 성공기반이 되고, 이로 하여금, 비로소 그 기업은 우호적인 고객, 충성된 고객을 확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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