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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는 도대체??

복잡 미묘한 너란 녀석

영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다들 비슷한 마음일 것 같다. 외국에 딱히 자주 나가고 관련 일을 하는 것도 아니더라도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만은 굴뚝같다. 보통 영어는 그렇더라.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정의하는 데 있어 딱히 정해진 기준이 없다. 발음이 버터 마냥 잘 굴러가고 술술 발화가 나오면 금상첨화이나 읽기와 라이팅을 잘하면 딱히 드러나는 것이 없기에 그다지 잘하는 것 같지 않다. 


엄연히 말해서 4가지 영역을 골고루 잘해야 영어를 진정 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톱니바퀴처럼 4가지 영역이 잘 작동해서 영어 실력이 늘기란 쉽지 않다.


영어 공부에 욕심을 내는 사람 중 자신이 원하는 영어의 목표에 도달한 사람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전 국민의 일생일대 목표이지만 우러러볼 수 있을 만큼 영어실력이 좋은 사람도 흔치 않을뿐더러, 영어 자체가 평생의 과업이기에 영어라는 언어이자 학문은 언제나 좋은 돈벌이 수단으로 취급을 받기도 한다.


사실 영어를 좀 해서 좋은 점도 적지 않다. 엄마가 영어라도 하면 영어 강사라도 할 수 있고, 아이들 영어 교육은 걱정 없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한다. 

영어를 쓰는 직장에 다니는 엄마라면 아마 임금이 좀 더 높지 않을까? 대한민국 사회에서 영어는 여전히 쓸모가 많다.


다만 유튜브 상에서도 영어 학습법을 이야기하는 많은 유튜브 강사들이 존재하고 각양각색의 정보 유입으로 영어 공부의 방향성은 자주 그 길을 잃어버리고, ‘영어 중급’이라는 길목에 서서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기 일쑤다. 

나만해도 영어 공부라는 명목 하에 쏟아부은 시간과 돈이 어마어마해서 과연 이 노력을 다른데 쏟았으면 좀 더 생산적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기도 한다.

성인에게 영어란 정복할 수 없는 높은 나무의 열매 같아서 어릴 때 시작하면 그나마 나을까?라는 생각에 아이들의 영어 노출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 심지어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비판하려는 마음은 없다. 모국어도 가장 중요하고 영어도 중요하다. 모든 부모의 생각도 다르고 나 또한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논할 만큼의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참이라는 전제 하에 영어 조기 교육은 효과 있는 방법임이 분명하다. 


잔뜩 대한민국의 영어 현실에 대한 불평을 쏟아낸 것 같지만 요즘 영어에 대한 생각이 이렇다. 사실 영어를 참 좋아했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 같다. 


어느 날은 “나는 왜 이리 영어에 목메고 있는 거지? 나는 왜 영어를 공부하는 거지?”라는 생각에 빠진 적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유의 근원은 매우 감정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20대 초, 서점에서 일하던 시절 영어 원서를 들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왠지 그 사람이 멋져 보이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때 그 감정이 한 사람을 계속 공부하게 만들었다. 영어 그게 뭣이라고… 아무리 뜯어봐도 영어를 공부하는 요인이 이렇게나 단순하고 감정적이었다. 멋져 보이니까.


그렇다. 그냥 이유 없이 영어를 잘하고 싶고 좋아한다. 하지만 ‘언어’의 특성상 영어가 목적이 되어버리면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는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언어 자체가 메시지 전달의 수단인데 메시지에 대한 고민 없이 냅다리~ 언어만 판다고 이게 과연 얼마나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까? 그냥 자기만족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왠지 비어있는 땅콩을 두드리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솔직히 고백하면 내 영어는 여전히 부끄러운 수준이다.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해외 경험을 좀 더 쌓고 유창한 젊은 친구들이 많은데 내가 뭐라고?


이런 사실 때문에 영어를 전공하고 있지만 영어만 믿고 직진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항상 품게 된다. 영어를 좋아하니까 공부할 것이고 평생 함께 하겠지만 나만의 목소리, 나만의 콘텐츠, 그리고 시간과 경제적 자유이야말로 궁극적인 삶의 목표임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아참,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잊지는 말자. 영어를 좋아하니까. 안일하게 통번역대학원 공부를 한다면 분명 후회만 남을 테니 말이다.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궁극적인 목표도 잊지 말아야겠다. 어떤 일을 하든 비판과 냉소, 부정적인 요소가 내재되어 있으니 기꺼이 끌어안고 앞으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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