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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엄마의 새벽 시간

같이 미라클 모닝 해보실래요?

“우웅~ 우웅~”

알람 소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옆에서 자고 있어 행여나 잠에서 깨면 곤란하다.

진동이 부디 나를 깨워주기를 기도하며 몸 가까이에 놓고 잠든다.


4시 50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알람을 끄려면 스무 번가량 핸드폰을 세게 흔들어주어야 한다. 일종의 알람 끄기 미션인데 흔들다 보면 조금은 잠이 깬다. 너무 피곤할 때는 핸드폰의 강제 종료 버튼을 누르고 다시 잔다. 강제 종료 버튼 앞에서는 그 어떤 미션도 기능을 상실한다.


핸드폰 흔들기 미션이 끝나면 알람이 무사히 꺼지는데 5분 정도 더 눈을 붙인다. 다시 알람이 울리고 다시 한번 알람 끄기 미션을 완료하고 뒤척이며 일어난다. 수면 책에서 5분이 짧은 두 번째 잠을 자면 몸에 좋은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기에 실천 중인데 조금 도움이 된다.


새벽 시간을 활용한 지 1년 남짓되었다. 육아 퇴근 후를 잘 활용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어려웠다. 피곤해서인지 농땡이 부리며 시간을 낭비하기 일쑤였다. 늦게 자면 다음날 피곤해지니 그 점도 좋지 않았다.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둘째가 통잠을 자기 시작한 생후 6개월이 되면서 새벽 기상을 시도했다.

아이는 여전히 새벽에 분유를 먹었지만 단 한 번만 깬다는 점에서 그나마 덜 힘들었다.


일주일에 세 번만 새벽 기상하자!라는 마음으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났다.

조용한 집은 그야말로 정적이 흘렀고 그제야 내 마음은 편안함을 느끼고 뭐라도 할 수 있는 힘이 솟아났다.


“휴, 이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뭘 해야 하지?”


반년 넘게 신생아 육아로 손 놓고 있던 대학원 시험 준비를 집중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15년 넘게 일기장으로 방치해둔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했다.


공부와 블로그를 시작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듯 확실한 이정표가 보이지 않았다. 책을 읽고 싶기도 했지만 현재 내 모습을 바꾸고 싶은 실질적인 욕망을 새벽에 쏟아붓고 싶었다.


커피나 차를 한 잔 준비해서 내 책상에 앉으면 시작이었다.

어느 날은 영어 공부를 하기도 하고, 블로그 포스팅을 적기도 했다.


“타 타탁…. 탁탁탁..”


집중력이 고조되어 몰입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새벽 6시를 넘으면 종종 아이들이 잠에서 깨서 울 때가 있다.


“엄마~~~~, 엄마~~~~”

“앙아아아아앙~, 아앙~~”


만사를 제쳐두고 앞으로 아이들에게로 달려간다. 행여나 홀라당 깨버리면 새벽의 고요도 끝나버리니까.

아이들의 곁을 잠시 지키며 다시 잠들기를 기다린다. 다시 잠들어주면 너무 좋은데 안 그런 날도 가끔 있다. 어리니까. 어떤 날은 연년생 남매가 울면서 서로를 깨워버려 울음바다가 되어버리는 새벽시간도 있었다.


‘아… 얘들아 이때만이라도 엄마 시간 좀 가지면 안 되겠니…’

너무 큰 기대다.

 

지난 1년간 둘째가 어려서 새벽에 많이 깨거나 일찍 일어나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너무 많은 욕심을 가지고 있으니 내가 너무 힘들구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아이를 키우며 공부하는 일은 내려놓음은 연속이구나’


무사히 밤잠을 잔 아이들은 아침 7시가 되면 일어날 준비를 하는지 바스락거리며 뒤척이기 시작한다. 나 또한 공부를 정리하고 아이들 옆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나만의 밀도 있는 새벽 시간은 끝낸 뒤 아이들과의 바쁜 하루를 준비해야 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육체노동의 강도와 쉴 새 없는 뒤치다꺼리에 정신줄을 단디 붙잡아야지.


공부하는 엄마에게 있어 새벽 시간은 정말 귀할 수밖에 없다.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유일할 시간이었고 안식처였다.


밤 시간과 새벽시간의 퀄리티가 참 다르게 느껴졌다. 육아 퇴근 후 피곤한 몸은 보상을 원했고 즐길거리를 누리며 시간을 때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 새벽 시간은 긴 밤잠이라는 휴식 시간 이후였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얼마 전부터 둘째가 어린이집을 가기 시작하며 낮 시간에도 내 시간이 조금 생겼다. 그럼에도 새벽 시간의 고요는 정말 매력적이어서 한 번 맛본 사람은 포기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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