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턴 대학원 포폴에 대한 답변 네 가지
한국과는 다른 영국이나 미국 유학 포폴을 준비하다 보면 다소 막막하기도 하다. 특히 학부를 바로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과, 학부 졸업 후 일을 하다가 대학원에 진학하는 케이스는 또 다르다. 또 대학원은 학부 학점과 졸업 증명서,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보증해 주는 추천서가 아주 중요하다!
이런저런 것들을 챙기다 보면 궁금한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그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들을 몇 개 정해서 써보았다. 참고로 영국 킹스턴 대학원을 기준으로 하였다.
Q1. 포트폴리오에 옛날 과제그림이나 회사 작업을 넣어도 될까?
물론이다! 졸업했던 학부가 킹스턴 대학원의 Illustration 학과의 특성에 맞는 과였다면, 그리고 그 과제가 Illustration이라는 항목에 잘 들어맞는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가령 서양화과, 시각디자인, 판화과나 주얼리 디자인, 섬유공예나 조각과, 심지어 건축학과라 하더라도 말이다. 학부의 과제가 ‘자신의 창의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종류의 것이라면 포폴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제출하느라 마음에 안 드는 학부 작품이라면, 좀 더 품을 들여서 잘 보완한다거나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해보는 것이 좋다.
회사 작업의 경우 역시 자신의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하지만 대학원은 “작품 연구”를 하는 곳이지, “업계 커리어”를 쌓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대학원 포폴은 다른 회사에 이직하기 위해 만드는 “커리어 중심의 포트폴리오”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포폴이다. 아무리 유명한 회사의 멋진 프로젝트라도, 자신의 “창의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면 차라리 안 넣는 게 좋다. 설령 넣더라도 뒤에 참고사항으로 1-2페이지 정도 넣는 게 낫다.
만약 옛날에 그렸던 학부 작품도 마음에 안 들고, 최근 회사 작품도 포폴로서 탐탁지 않다면? 차라리 포트폴리오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게 낫다!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해서 만들어도 좋고, 힘들다면 유학원의 도움을 빌려서 만드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 프리 드로잉 같은 자유로운 그림은 스스로 하되, 스토리가 필요한 복잡한 작업은 유학원의 도움을 빌려서 하는 걸 추천한다. 참고로 유학원 광고 절대 아니다!
Q2. 유학원 없이 준비해도 될까?
킹스턴 대학원에 들어왔을 때,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유학원의 도움 없이 혼자서 포폴을 꾸려서 왔다. 그래서 당연히! 충분히 혼자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만약 유학 준비 초기에, 혹은 막바지에도 포폴의 방향성을 잡지 못한다면, 그때 유학원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유학원을 이용하는 것도 돈이 들기 때문이다.
유학을 준비할 때 필요한 건 기본 영어점수(Ielts)와 포트폴리오다. 거기다 비자를 발급받는 비용, 비행기값, 기숙사 비용 디파짓, 그리고 영국에서 은행계좌에 꼭 예치해야 하는 보증금 등… 계속 지불되는 비용이 정말 많다! 게다가 아이엘츠는 토플이나 토익보다 기본적으로 시험비가 비싸다 (심지어 매년 오른다). 향후 계속 지불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스스로 혼자 포폴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다만 내 경험상… 집에서 혼자 준비하면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이건 유학준비뿐만 아니라 퇴사 후 이직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빨리 때려치우고 포폴을 다시 만들어야지 하고 다짐해도… 막상 백수가 되면 현실에 안주해서 예전만큼의 열정이 나오지 않는다. 유학원은 그런 나태한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채찍질 해주는 곳이다!
나 또한 스스로 포폴을 준비하다가, 3개월 반 정도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서 유학 수속까지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또 유학원에는 같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하는 내 또래의 학생들도 만날 수 있으니, 덜 외롭기도 하다. 공무원이나 전문직 국가시험을 대비하는 사람들이 굳이 오프라인 학원을 다니거나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Q3. 손작업이 좋을까, 디지털 작업이 좋을까?
손작업 작품이든 디지털 작품이든, 자신의 창의성을 잘 보여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 디지털 영상 작품이나 스탑 모션 작품도 좋고, 입체나 설치 작품도 충분히 가능하다! Illustration이라는 항목에 잘 들어맞을 수 있다면 재료는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Ai 이미지가 워낙 범람하고, 디지털 아트에 대한 우려가 사회 전반적으로 많이 깔려있다. 다시 말하지만 영국 미술 대학원들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가장 많이 본다. 창의성을 위해 어떤 매체이든 상관은 없지만, 가능하면 자신의 기본기를 보여줄 수 있는 손그림을 많이 권하고 싶다. 수채화, 아크릴, 파스텔, 유화, 혹은 판화…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렇게 디지털 아트가 보편화된 요즘에, 수작업 작품은 여타 다른 포폴보다 단연 더 돋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러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손작업들을 추천한다. 캔버스가 아니라 신문지나 나무, 뽁뽁이나 유리 같은 다양한 곳에 그림을 그려보자. 점토나 나무, 매니큐어나 립스틱, 혹은 값싼 콜라캔과 페트병도 좋은 작품 소재가 될 수 있다! Ai가 절대로 흉내 내지 못하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보자.
Q4. 포폴을 완성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포폴이 완성되는 시간은 나의 기본실력, 지금까지 그려온 작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학부 작품들이 킹스턴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것과 일치하면 굳이 많은 시간을 들여서 새로 포폴을 짜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전혀 관련이 없는 학부였다 거나, 너무 졸업한 지 오래돼서 쓸만한 작품이 없다거나, 혹은 넣을 수 있는 게 회사 작업들밖에 없다면?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기간을 너무 길게 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너무 길면 해이해진다! 포폴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길면 3~4개월 정도라고 생각한다. 만약 미대 입시를 거쳐서 미술 관련 학부를 이미 졸업했다면, 여기서 1~2개월 정도 더 줄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스스로 보아도 미술의 기본기가 부족해서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면? 아마 반년은 잡아야 할 것 같다.
내가 대학원에서 본 친구들의 대략 80~90%는 미술 관련 학과를 졸업했다. 나머지 10%의 친구들은 기타 인문계나 자연계 출신이었다. 하지만 설령 미술학과 출신이 아니었어도, 그 누구보다 뛰어난 실력을 타고난 경우가 많았다. 사실, 현업 그림 작가들 중에 미술과 전혀 다른 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사정상 자신의 재능과는 전혀 다른 학과를 졸업한 후, 정말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뒤늦게 깨닫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만약 스스로 자신이 없고 기본기가 더 필요하다면? 킹스턴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에, 현지에서 학부생들이 주로 듣는 “파운데이션 1년 과정”을 듣는 방법이 있다. 혹은 유학원과 상담해서 좀 더 타이트하고 길게 수업을 듣고 코칭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역시 유학원 바이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