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작가의 재테크 공부

돈 잘 벌고 잘 불리기

by Stella

최근에 코스피가 간만에 불장이라서 너도나도 예금과 적금을 깨서 주식을 모은다고 난리다. 그리고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만기 된 예금을 다시 예치할까 하다가, 연 2.7% (심지어 이게 우대금리)밖에 안 되는 이 금리로 대체 얼마나 벌까 싶어서 결국 예금대신 주식투자를 선택했다.


프리랜서라서 보통 직장인이 되면 의무적으로 드는 퇴직연금도 없는터라, 고심하다가 개인연금에 가입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알아서 원천징수도 해주고, 퇴직연금도 따로 해주기 때문에 직장인은 세금이나 연금문제로 골머리 썩힐 일은 없지만, 프리랜서는 다 알아서 챙겨야 한다.


하나 좋은 점은 아무도 안 알려 주기 때문에 내가 알아서 공부해야 한다는 거다! 알아서 하는 공부는 피로 살로 체득되니 만큼, 그래도 엔간한 직장인보다 종소세 신고나 연금에 대해선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다.



1. 기축통화 달러의 장점


난 귀국 후에 일부 단발성 프로젝트 이외엔 대부분 해외에서, 주로 미국에서 외주를 받았다. 즉, 주 수입원이 미국인 셈이다. 가능한 국내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한국 출판계의 파이가 많이 줄어들었고, 전체적인 외주량이 줄어든 터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요즘은 해외 출판계도 한참 칼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외주비는? 이런 경우 주로 USD, 달러로 받는다. 제1금융권 은행에서는 대부분 자유입출금 외화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서, 이렇게 환율이 고공행진할 때면 원화보다 달러로 받는 게 낫다. 외화계좌가 없고 원화 계좌만 있다면, 미국에서 송금한 USD는 자동으로 한국 원화로 환전된다.


그렇다면 어차피 한국에서 쓸 돈, 원화로 바꾸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고? 당장 집 보증금이 필요하다거나 한국에서 집을 살 예정이 최근에 있다면 원화로 바꾸는 게 낫겠다. 하지만 당장 이사계획이나 집을 매매할 생각이 없다면 그냥 외화계좌에 예치를 하는 게 더 현명하다. 국제 정세가 아직 불안정하고 더군다나 앞으로 환율이 유의미하게 내려갈 일이 없는 만큼, 장기적인 전망에서 원화보다는 기축 통화인 달러를 보유하는 게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전문가들은 한국 물가가 최소 25% 이상 뛰었다고 분석한다. 솔직히 체감 물가는 더한 것 같다. 그만큼 한국 돈의 가치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달러도 마찬가지인가? 역시 마찬가지다. 달러뿐만 아니라 유로, 파운드의 돈의 가치도 예전과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돈은 이 기축 통화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떨어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세계 경제에 위기가 오면, 대부분의 외국 투자회사들은 우리나라 돈을 팔고 달러를 사기 때문이다. 한국 돈 바겐세일 타임이 오는 것이다!

무서울 정도로 뛰는 물가. 출처는 Duncan


2021년 1월의 달러 환율은 1100원이 안됐지만, 2026년 지금은 1450원이 넘는다. 2021년에 똑같은 1000만 원어치의 돈을 원화로 갖고 있던 사람과 달러로 갖고 있던 사람, 과연 누가 더 많은 돈을 벌었을까? 아마 대부분의 자산을 달러로 갖고 있는 사람들은 희미하게 웃음 질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해외에서의 USD달러를 외화 그대로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진 제1금융권 은행 밖에 없다는 점이다. Paypal이나 Wise 같은 Borderless bank, 즉 핀테크 기업으로 송금받을 경우 중간에 송금받는 계좌는 외화 계좌지만, 한국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무조건 한국 돈으로 환전돼서 지급된다.


물론 환전수수료나 송금수수료가 저렴해서 많이들 이용하지만, 외화에서 외화로 바로 받을 수 없으니 이점을 주의해야 한다. 저축은행 등의 제2금융권은 제1금융권에 비해 제한적으로 외화계좌 개설이 가능하거나,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니 이점도 참고하자.

이런 핀테크 기업은 일종의 중개회사라서 한국으로의 외화 송금이 안된다.


2. 미국 주식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시장에 뛰어든다는 것



달러가 있어서 좋은 점은 뭐니 뭐니 해도 증권 계좌에서 바로 미국주식을 살 수 있다는 거다!


계좌에 한국 돈만 있으면, 그 돈을 다시 달러로 환전해서 투자해야 한다. 현재 환율이 최소 1400원 중반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거기에 환전 수수료까지 더하면 달러를 손에 쥐기 위해 들어가는 환전 비용이 너무 비싸다… 지금 돌이켜보면, 코로나 때 광풍처럼 휩쓸었던 미국주식 열풍도 달러 환율이 접근가능할 정도로 만만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엔 환율이 1100원을 왔다 갔다 하던 때였다.


이 돈으로 환전 없이 바로 예수금으로 넣고 미국 주식을 사면 이 또한 쏠쏠한 재테크가 된다. 지금은 한주에 거의 100만 원이 육박할 정도로 비싸졌지만, 뱅가드 사에서 나온 ETF인 VOO, 아이셰어즈 사에서 나온 IVV도 꽤 유명한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 하나다. 인베스코에서 관리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나스닥 추종 QQQ도 나 같은 전 세계 개미들에게 사랑받는 ETF다.


그 외에 배당금이 높은 회사들만 선별해서 묶어놓은 ETF인 SCHD도 유명하고, 아예 미국의 모든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VTI도 많은 기관과 사람들이 투자하는 대표적인 안정적 ETF다.

ETF의 규모는 계속 늘고 있다

대신, 미국 주식은 매도 수익이 250만 원이 초과될 경우, 나머지 분에 대해서 22%의 세금을 5월 종합소득세에 반영해서 신고해야 한다. 배당 수익의 경우 증권사에서 배분될 때 이미 15%의 세금을 제하고 받으니, 그 부분은 안심해도 된다. 하지만 이 배당수익도, 은행예금의 이자소득과 합산해서 연 2000만 원(2026년 기준)이 초과할 경우, 역시 종소세 신고 대상이니 틈틈이 확인해야 한다.



외화로 선인세를 받을 때 유념할 것들
1. 종합소득세 신고


그럼 한국 돈이 아닌 외화로 수익을 얻을 경우 주의해야 할 건 뭐가 있을까? 첫 번째로,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일에 지난 1년 동안의 외화수입 내역을 꼬박꼬박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세청의 경우 갑작스러운 외화송금이나 대금을 유의미하게 본다. 가령 내 외화계좌로 선인세를 미국에서 USD로 받으면, 바로 송금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해당 거래지점으로 가서 본인확인과 출처를 밝히고 받을 수 있다. 혹시나 수상한 거래나 불법적인 외화를 경우를 대비해서 한번 더 본인 확인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에서 번 외주소득에 더해 외국에서 온 외화 소득의 경우에도 성실히 신고하는 게 좋다. 출판사의 경우 계약상의 총금액에서 10%를 원천징수한 후, 작가에게 관련 서류인 W-8ben을 작성 후 사인하도록 요구한다. 이 W-8ben 서류를 세무사에게 같이 제출하면, 미국 출판사가 원천징수한 10%에 대한 이중 과세를 막을 수 있다. 한 푼이라도 아껴서 절세하자!


W-8ben 은 미국에서 인세 수익을 얻는 작가들이 자주 쓰는 문서다


2. 미국과 한국의 조세 협정 +
에이전시 수수료


우리가 미국에서 인세를 받을 때 한국과 미국이 맺은 조세 협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여기서 Royalties based income, 즉 인세계약에 의한 선인세를 한국인이 받을 경우, 미국이 총금액의 10%를 세금으로 징수할 권리가 있다고 나온다.


즉, 미국과 인세계약을 할 경우 미국 출판사는 내게 줘야 하는 돈의 10%를 원천징수하고 나머지 90%의 돈을 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출판사가 원천징수한 10%의 돈은? 출판사가 가지고 있다가 미국 국세청에 신고 후 납부한다. 한마디로 애초에 이 10%는 미국 국세청으로 돌아갈 돈인 것이다.


때문에 미국 클라이언트에게 외주를 받을 경우, 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세금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이미 여기서 10%가 까이고, 만약 중간에 에이전시가 껴있다면 여기서 또 15-30%의 에이전시 수수료가 또 까인다. 그렇게 한국 작가에게 돌아오는 net income, 즉 순수익은 계약금에서 60-75% 정도의 금액이다. 물론 이건 에이전시가 떼가는 수수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세금은 어렵지만, 꼭 알아야 하는 공부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선인세가 내 손에 쥐어지는 모든 단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화로 돈을 받을 경우 유리한 점과 신경 써야 할 점들을 짚어보았다.


그렇다면 나라고 이 모든 걸 처음부터 다 알았을까? 대체 원천징수는 왜 하는지, W-8ben이라는 문서는 대체 뭔지, 조세 협정이란 게 뭔지… 아무도 내게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뭐든지 헤매면서 배우는 법이다. 모쪼록 나와 같이 해외 클라이언트가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팁이 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알아두면 좋은 영국 유학 Q&A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