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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밝음 Sep 15. 2020

내가 1년 이상 홈트를 할 수 있었던 이유

다이어트, 일상에 습관을 더하다







나는 2019년 7월 25일부터 시작해 419일째 집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체력을 키우려고 시작했고 이왕 하는 운동, 다이어트도 성공해보자는 욕심이 생겨 식단을 병행한 결과 오늘까지 총 8 kg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나 스스로도 다이어트를 성공하고 다이어트로 글을 쓰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흔한 비포사진 조차 없다. 사실 나도 내가 1년 넘게 운동을 하고 있을 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다이어트 식품 판매라도 목적으로 했었다면 비포 모습을 최선을 다해 찍어두었을 텐데... 아, 솔직히 아쉽기도 하다) 


1년 이상 매일 홈트를 지속하고 있다... 고 하면 대부분은 "어떻게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 '꾸준히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건 나도 안다. 그리고 내가 그만한 의지가 있는 사람인가? 묻는다면 그 답은 확실히 '아니요'다. 나는 영어학원을 등록하면 채 한 달을 다니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했던 학생이었다. (그렇게 버린 학원비가 도대체 얼마였던가?) 또 지각을 밥 먹듯이 하고, 대학시절 필수과목 성적이 좋지 않아 재수강까지 했던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1년 이상 운동을 지속하면서 나는 나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습관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 습관이 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비록 하루 종일 집에 있더라도 하루 일정표를 정해둔다



“한 번의 특별한 경험은 그 영향력이 서서히 사라지지만, 습관은 시간과 함께 그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다. 즉, 습관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큰 증거가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습관을 세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지음, 비즈니스북스, 2019




홈트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처음은 '딱 100일만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혼자서 '100일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블로그에 '매일홈트 +100'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었다. 처음부터 다이어트는 홈트의 목적이 아니었다. 그냥 100일 동안 운동을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홈트였다. 그러나 그 맨손체조는 419일째 계속되고 있다.


한 달, 혹은 두 달. 또는 100일. 자신만의 기간을 정해두고 습관 하나를 시작해보자. 그 습관이 '나'를 바꾸고 또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처음부터 거창한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어도 좋다. '매일 유튜브 운동 하나' '매일 아침 유산균 챙겨 먹기' '매일 저녁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기' 같은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그 습관이 지속될 때 변화가 시작된다.


100일의 중반이 지나갈 즈음부터 나 스스로 몸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운동 강도를 살짝 높여도 죽을 만큼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입던 바지가 조금씩 헐렁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 변화를 경험하고 나자, 나는 운동을 포기할 수 없었다.



내일은 오전에 운동 먼저 하고 하루를 시작해야지... 배고픈데... 뭐 먹고 싶은 마음도 없고... 어서 자야겠다는 생각뿐... 요즘 10시만 넘으면 눈꺼풀이 감긴다. 운동을 시작하고 제일 먼저 잠이 참 잘 온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난다. 이전에는 몸을 일으키기가 그렇게 힘들었었는데... 그래서 힘들어도 또 뛰고 있나 보다.

_2019년 10월 15일 (+ 83)



홈트 시작 83일째 날에 적었던 글이다. 체력이 좋아졌다는 걸 아마도 이때부터 확실히 느꼈던 것 같다. 체력이 생기고 난 뒤, 새벽 기상도 시작했다. 그리고 '100일만 해보자!!'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막연히 '몸무게 앞 자릿수를 바꿔보자' 이런 거 말고... 처음으로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다.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네파 광고 전지현의 모습에 '나도 이런 몸매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다리 길이, 얼굴 등 불가능한 영역을 제외하고...)


혹시 누가 알겠나?? 내년에는 바디 프로필이라도 찍겠다고 나서게 될지??












매일 운동할 수 있을까? 하다 말면 비웃을 텐데...
운동 이까짓 거 한다고 뭐가 그리 달라지겠어? 여태 이 몸으로 살았는데...
누가 본다고 운동을 하니? 살 빼지 마, 얼굴 늙어 보여.
무리하지 말고 그냥 살아.




내가 지난 1년간 들었던 생각, 주변에서 들었던 말...이다. 꾸준히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한계를 긋는 주변의 신호를 차단하고 나 자신에게 몰입하는 힘. 나는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고 나 자신의 변화에 집중하려 애썼다. '어제와 다른 나'는 나 스스로만 알 수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나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해주자.



"우리는 의미를 가진 존재다. 하지만 그 의미를 오랫동안 너무 가볍게 생각해왔다. 내가 더는 나약하지 않고 내 분야를 통해 이 세상을 보다 의미 있게 바꿀 수 있다는 나 자신을 초월하는 신념과 믿음. 그리고 내가 걸어가는 이 발걸음들이 모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때, 우리는 우리를 향한 적대적인 많은 환경 신호 앞에서 단단해질 수 있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정주영 지음, 한국경제신문, 2018.




혹 어떤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다이어트를 알리고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도 좋지만, 나의 경우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특히나 남편의 경우, 내가 운동할 때마다 비웃곤 했다. '무리하지 말고 그만 해. 살 빼서 뭐하려고?' (물론, 지금 남편은 그 누구보다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살 빼서 뭐 하려고 시작한 운동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지금의 나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운동을 매일 하고 있었지만 한동안 눈에 보이는 변화는 미미했다. 그렇지만 나 스스로는 안다. 내가 어제보다 얼마나 더 가벼운 아침을 맞이하는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뛴 나 자신이 얼마나 뿌듯한지...  주변 사람들에게 운동한다고 알리지 않아도 좋다. 주변 사람들의 격려가 없어도 좋다. 운동은 나 대신 누가 대신할 수도 없는 일이다.


가끔 유튜브에 '제가 계속 운동할 수 있도록 안 오면 좋아요로 불러주세요'와 같은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본다. 유튜브 '좋아요' 알림이 뜨면 운동해야겠다,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는 말자. 인스타에 운동 인증 안 해도 괜찮다. (어차피 인스타에는 몸짱 언니들이 넘쳐난다)


100일 운동을 성공하면 200일도 가능하다. 매일 운동하는 습관이 생기면 또 다른 습관을 더할 자신감도 생긴다. 이렇게 일상에 습관을 하나씩 더해갈 때,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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