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칸 중앙이 사이드미러 한가운데 오면 멈추고...'
선을 넘지 않으려 애쓰며 차 뒤꽁무니를 조금씩 주차칸에 밀어넣는 일은 힘들다.
앞뒤로 열 댓번 수정 운전을 하고 있자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냥 주차선 밟고 서 있으면 안 되나'
'자유롭고 싶어서 운전 배우는데, 규칙에 얽매인다면
오히려 운전을 하지 않는 게 자유 아닐까?'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서 소나타.'
차가 빽빽이 들어찬 주차장,
이 곳에 차를 대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빈 자리에 정확히 주차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우리는 말한다.
'예술이다.'
소나타도 그러하다.
자유로운 음이 끊임없이 샘솟고 흐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처음에 나온 주제가 반복된다.
조성과 리듬이 달라지고
선율이 뒤집어지거나 조각난 채 변주되다,
결국 처음의 주제로 돌아와 끝을 맺는다.
규칙을 따르는 건 구속이지만
규칙 덕분에 어떻게 해야할지 알게 된다.
무한한 자유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규칙을 만들고
다시 스스로 만든 제약조건 속에서 최적의 해를 찾는 것.
어쩌면 예술의 본질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내 인생은 이미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예술이 고달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