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용 리프트를 혼자 탄다.
기울지 않게 조심하며 정가운데에 앉는다.
점점 산 아래 마을이 보인다.
안전바는 끝내 내려오지 않는다.
희끗희끗 바위가 보이는 경사면 위로
발받침도 없이 덜렁덜렁 매달려간다.
엉덩이를 앉음판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는다.
의자를 뒤로 잡는다.
뒤늦게 화살띠를 보고도 감히 당겨보지 못한다.
'덜컹'
리프트가 로프 연결부를 지나는 소리,
조심스레 휴대전화를 꺼내 녹음 버튼을 누른다.
어느 날, 눈이 내렸다 녹은 초봄쯤 발견되리.
'유언.
리프트 안전바가 자동으로 내려오지 않아,
보호장구 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한마디 남겨야 할 것 같았지만,
부끄러워 그러지 못했다.
연결지점을 지날 때 마다 녹음 버튼을 누르며
클링엔슈톡 정상에 다다른다.
내려가는 시간에 떠밀려
목숨값을 따지겠다는 각오를 반대편 승강장에 던지고,
깎아지는 능선을 달린다.
옥빛 호수를 머금은 산맥이 끝없이 펼쳐진다,
두 눈이 다시 반짝인다.
프론알프슈톡.
고장난 리프트를 또 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우뚝 선 십자가가 마치 나를 위한 것 같다.
그리고 깨닫는다.
사람들이 익숙하게 리프트 안전바를 당긴다.
오직 빈 리프트의 바만이 자동으로 내려온다.
부끄러운 마음이 머리 끝까지 차올라
녹음을 모두 지울까 했으나 그냥 두었다.
재생 버튼은 차마 누르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