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이미 지고 있다.
그녀는 바지를 걷어올리고 바닷물을 차올린다.
발끝에 걸리는 물의 감촉이 좋다.
튕겨 나가는 물방울이 아름답다.
그녀의 심장과 발, 그리고 물이 이어져
하나의 선을 만든다.
직선으로 곧게 뻗다
어느새 곡선으로 휘감고
하나의 움직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을 시작하며
끊임없이 선을 연결한다.
발이 더 이상 빠르게 움직일 수 없자 손이 가세한다.
춤을 배워본 적 없지만 무용가 마냥 자유롭다.
관성이 붙은 선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알고 있다.
선은 공간이 되고, 시간이 된다.
다음 날 바닷가를 걸었다.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었다.
바다는 저 멀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