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을 나는 법을 알았다.
정신을 집중하고 기운을 모으면 몸이 서서히 떠올랐고,
5-6층 높이까지 가뿐히 닿을 수 있었다.
동네를 날아다니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이리저리 날다 보면 어느새 고도가 떨어져
눈앞에 전깃줄이 있거나 옥상에 부딪힐 뻔하기 일쑤였다.
그날은 평소보다 높이 날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작은 모래섬에서 엄마를 발견했다.
엄마가 살피던 모래 구덩이 속
하얗고 작은 점이 토도독 박힌 빨간 가재.
우리는 그것을 잡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나타난 동생은
가재가 자기 거라며 쓱 가져가 버렸다.
어느 날,
더 이상 날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몸은 떠오르지 않는다.
하늘을 나는 법이 저장돼 있던 자리에
지금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을 꺼내면 다시 날 수 있을 것 같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