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지지 않는 보고서를 잡고 앉아 씨름한다.
퇴근 시간이 지난 지 오래,
마음이 초조하게 타들어 간다.
푹 파묻힌 선홍색 손톱을 물어 뜯다가
기어이 사무실 구석 과자 바구니를 찾는다.
바구니 속에는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단
싸구려 수입 초콜릿이 쌓여 있다.
하나를 까서 입에 털어 넣는다.
아슬아슬하게 솟아 있던 긴장이
순식간에 툭 떨어진다.
몇 개를 더 쑤셔 넣고서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또 보고서를 쓴다.
어느샌가 온 신경이 꽉 끼는 청바지를 향해 있다.
터져 나오는 허벅지의 원성을 오롯이 혼자 감당한다.
업무에 시달리는데 비난은 나를 향한다.
‘그래, 저 놈 때문이지.’
과자 바구니를 통째로 쓰레기통에 확 쏟아 버린다.
다음 날,
똑같이 채워져 있는 싸구려 과자 바구니.
나는 돈키호테처럼 매일 허상과 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