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가장들에게

by 스텔라

친구가 말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기쁘기보다 먼저 두려웠다고.
이 작은 생명을 앞으로 어떻게 책임지고 키워야 할지 막막했다고.

그 말을 들으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직접 돈을 벌며 살아보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먹고, 입고, 머무는 집과 하루하루의 이동과 약속, 사소한 여가까지 모든 생활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한 사람의 삶을 유지하는 데도 이렇게 많은 자원이 드는데, 한 생명이 태어나서 자기 힘으로 서고,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는 최소한 2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20년 동안 누군가는 매일같이 벌고, 걱정하고, 선택하고, 감당해야 한다.

아프면 대신 걱정해 주고, 넘어지면 대신 손 내밀어주고, 세상이 차가울까 봐 먼저 방패가 되어주는 역할.

만약 그런 부모님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처럼 살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 사실을 나이가 들수록 더 또렷하게 알게 된다.

그래서 요즘 나는 “가장”이라는 단어가 이전보다 훨씬 무겁게 들린다.

누군가의 하루를 책임지고, 누군가의 미래를 떠안고, 누군가의 세상을 지켜주는 사람.

이 세상의 모든 가장들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하다.

당연한 듯 보였던 그 역할이 사실은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오늘도 조용히 버티고 있을 이 세상의 모든 가장들에게 작게라도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책임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대단한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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