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골에서 하는 연극제,
제가 한번 가보겠습니다

2025년 제6회 도요오카연극제 방문기

by 시나브로

올해 3월, 지인의 첫 공연 주최 및 기획을 기념하여 오사카를 다녀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했던 말이 있다.


이번이 올해 마지막이야


이 말을 꺼낼 당시에는 정말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세계 각지-특히 일본의- 수많은 연극 정보가 매일 쏟아지는 SNS 세상에서 보고 싶은 작품은 부지기수로 생기고, 그럴 때마다 다시금 일본을 가야겠단 마음을 먹게 되는 것도 불가피(?)했다. 게다가 좋아하는 창작자가 작년에 대만팀과 작업한 작품을 일본에서 처음으로 공연한다는데 안 갈 수가 있나? 비겁한 변명 같지만 그러한 이유로 다시금 간사이를 방문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6월 서울연극제 해외초청작에 현장통역으로 참여한 일을 계기로 9월 오사카행 비행기를 끊었다.


가기로 마음먹기 전까지는 너무 외진 곳에 있는 데다 -편도로 3~4시간 처음 가는 지역이라 갈팡질팡했었다. 하지만 막상 가고 나서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게 되어 이 순간순간을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여러 번 시도해도 늘 떨어지던 브런치가 기획을 바꾸자마자 한 번에 통과한 지 어느덧 3년째. 핸드폰 한구석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브런치 어플을 열어 이 글의 포문을 열었다.



본문에서 다룰 내용

1. 도요오카
2. 도요오카 연극제
- 2025년 도요오카연극제 타임라인
- 우즈마쿠 패스
3. 도요오카를 가기 위한 준비
- 항공편
- 숙소
- 공연 티켓
- 현지 교통편
- 데이터 로밍

도요오카 豊岡

wikipedia / 도요오카 위치, 대표하는 관광지들

도요오카는 효고현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고베에서도 기차로 약 두 시간가량 이동해야만 갈 수 있는 시골이다. 이곳으로 향하는 JR특급 편 중 하나의 이름은 도시를 대표하는 새 고노토리(こうのとり, 황새)로,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 황새 상이나 그림이 놓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북부로 들어가면 기노사키라는 온천 마을이, 거기서 또 조금 더 가면 다케노라는 해수욕장이 있으며, 하나의 도시에 즐길 수 있는 관광거리가 넓은 범위로 분포되어 있다. 도시 인근에 국내선 전용 공항도 자리 잡고 있는 걸 보면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임도 알 수 있다. 기노사키는 온천 마을이 있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도요오카연극제 豊岡演劇祭

공식 HP: https://toyooka-theaterfestival.jp/en/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oyooka_tf/

공식 X: https://x.com/Toyooka_TF

도요오카연극제는 2020년 도요오카를 중심으로 시작된 지역부흥과 관광을 연극과 접목시킨 연극제이다. 연극제 디렉터는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가이자 연출가인 '히라타 오리자(平田オリザ)'로, 청년단(青年団, 세이넨단) 그는 도요오카에 공립 '예술문화관광전문직대학'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6년째를 맞이한 도요오카연극제의 올해 주제는 엔, 엔, 엔(演、縁、宴).


연극이나 관극을 통한 「演」
예기치 않게 서로가 맞닿는「縁」
만난 사람과 식탁을 둘러앉는 「宴」
演劇や観劇に通じる「演」
思いがけず人が触れ合う「縁」
出会った人と食卓を囲む「宴」


이 밖에도 티저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모든 [엔]이라는 소리가 나는 한자가 모여 2025년 도요오카연극제를 구성한다. 연극제는 매년 9월 약 2주간 진행되고 올해는 9월 11일부터 23일이었다. 나는 이 중 거의 마지막 주간이었던 20일부터 23일까지 도요오카에 있었다.


2025년 도요오카연극제 타임라인

동년 3월 - 축제 발표 및 프린지 프로그램 오픈콜

5월 - 개최 지역 및 프로그램 제1탄 발표

6월 - 티켓 정보 및 전체 라인업 발표

7월 - 공식 프로그램 스케줄 및 프린지프로그램 발표 / 티켓 판매 개시

8월 - 프로그램 타임테이블 공개

9월 - 축제 시작


우즈마쿠패스 うずまくパス

일명, 소용돌이패스 (나루토를 본 사람들이라면 우즈마키라는 단어가 익숙할 텐데, 같은 말 유래다). 이 패스를 구매하면 아래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혜택 목록>

굿즈 목록 (인스타그램)

공식초청작을 1,000엔으로 관람 가능 (일부 공연 제외)

프린지프로그램 대상 공연이 무료로 관람 가능

도요오카연극제 오리지널 굿즈 선물

200개 이상 가맹 점포에서 할인특전 등을 받으며 타지마 팬클럽 패스포트 선물


올해 기준 우즈마크 패스의 기본가는 12,000엔이었고 얼리버드는 8,000엔이었다. 장기 체류를 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이득인 티켓이다. 내 경우 보고 싶은 작품이 세 개뿐이었다 보니 구매할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얼리버드를 놓쳤다. 다행히 학생할인으로 다 합쳐서 8,000엔 정도에 볼 수 있는 상황이어서 아쉬움은 안 남았지만ㅎ.




도요오카를 가기 위한 준비

도요오카 가야지 마음 먹었던 시기에 찍은 사진

그 첫 번째, 항공편

내가 구매했던 에어부산

도요오카에는 '고노토리타지마공항'이라는 공항이 있지만 국내선 전용이다. 따라서 해외에서 도요오카를 찾아가려고 한다면 고베국제공항(UKB)이나 간사이국제공항(KIX)을 경유해야 한다. 다만, UKB는 대한항공밖에 이용할 수 없으므로 저렴한 편을 찾아서 들어가고자 한다면 KIX를 선택해야 한다. 내 경우 오사카나 교토를 갈 때는 늘 KIX를 이용했으므로 인천에서 KIX로 가는 편을 찾았다.


주로 사용하는 사이트는 스카이스캐너 Sky scanner로,

(1) 사생활보호 모드에서 최저가를 검색한 다음

(2) 최저가 왕복이 나온 항공사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금액을 점검해서

(3) 그보다 더 저렴한 건 없는지 본 다음에

(4) 일시를 조합해서 가장 괜찮은 기간으로 비행기를 구매한다.


항공편을 예약한 건 축제가 시작되기 3개월 전인 6월 둘째 주였다. 도요오카를 가는 기간을 제외하고 사흘 정도 더 오사카에 머무를 계획이었으므로 목요일에 들어가 수요일에 돌아오는 여정을 골랐다. 3개월 전 에어부산 비용이 대략 20만 원이었으니, 전체 라인업이 나오는 6월쯤에 9월 행 항공편을 끊는다면 아마 비슷한 금액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 두 번째, 숙소

나는 한번 이용하기 시작한 플랫폼은 계속 이용한다. 애용하는 숙소 사이트는 아고다로, 내 예약 남 예약 다 하다 보니 VIP 플래티넘이 되었다...ㅎㅅㅎ 따라서 숙소는 아고다를 통해서 찾았고, 서울연극제 통역 당시 청년단 단원들이 어떤 호텔이 좋은지를 추천해 줘서 괜찮은 곳을 예약할 수 있었다.


<역 근처 숙소>

사진에 소개된 호텔은 내가 묵은 곳이다

그린 호텔 모리스 (https://maps.app.goo.gl/CknRYfeME4QkAiBv8) - 청년단 단원들이 강추한 곳.

오-호텔 (https://maps.app.goo.gl/o7dinwcDKKEwBmd3A) - 일반 비즈니스호텔. 1층에 코인란도리가 위치. 현장 카드 결제도 가능. 카드키가 아닌 열쇠 방식.

스카이 호텔(https://maps.app.goo.gl/sza7Q5yTMU7zGkFp6) & 파크 호텔(https://maps.app.goo.gl/WHBRCkYwoTMxwJgR6) - 서로 마주한 호텔로, 아마 외관이 비슷하니 내부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 일반 비즈니스호텔이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도요오카에 있는 숙소는 한정적인데 반해 공연을 보는 사람이든 하는 사람이든 숙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6월쯤 되어서는 어느 호텔도 다 흡연실만 남았다는 점이다. 내가 예약한 숙소보다 대략 7만 원 정도 더 저렴한 호스텔이 기노사키에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혼자 개인실을 쓰고 싶어서 해당 호텔을 잡았다.


흡연실은 최악의 경우 담배 쩐내가 심하게 나는 방이 배정될 수 있어 가고 싶지 않았지만, 다행히 내가 간 곳은 환기가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 세 번째, 공연 티켓

일본어로 소개된, 원하는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을 이미지 번역을 돌려보았다

연극제 티켓 예매는 7월 말부터 오픈한다. teket https://teket.jp/이라고 하는 사이트에 가입해 구매할 수 있으며, 해외 신용카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teket 사이트가 일본어로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영어로 공연을 예매하려면 https://www.cloudjoi.com/org/770-toyooka-theater-festival 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관극을 원하는 작품을 미리 알아두고 계획을 세우는 게 가장 좋다. 참고로 도요오카연극제 작품들은 사전예매 티켓과 당일권 티켓을 별도로 판매한다. 사전예매 티켓이 완판 되어도 당일권을 구매할 수도 있으니 낙심하지 않아도 된다(다만 당일권 소식은 그날 알 수 있다).


그 네 번째, 현지 교통편

구글맵에서 찾아본 도요오카까지 가는 길

도요오카는 JR오사카역에서 특급을 타고 2시간 50분을 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게다가 편도 가격이 6,000엔 이상이라 왕복 6시간에 12,000엔이라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도요오카를 간다면 최소 2박 3일을 계획하는 게 좋고, 도요오카 이외 고베나 오사카, 교토 등을 방문하는 계획도 함께 세워서 'JR 서일본 간사이 와이드 패스'를 구매하는 게 좋다.


https://www.klook.com/ko/activity/3277-5-day-kansai-wide-area-jr-pass/

일본 체류 기간이 6박 7일이었으므로 클룩에서 와이드패스를 구매했다. 바우처 티켓은 JR노선이 있는 곳에서는 어디든 변경 가능하며 현지 가격은 12,000엔, 현재(9월 27일) 환율로는 107,500원이다.


탈 수 있는 노선과 갈 수 있는 지역이 정리된 그림

이 패스를 사면 서일본에 있는 JR노선 대부분을 탈 수 있다. 도요오카 왕복만 해도 12,000엔인데 이외에도 다른 곳을 무제한으로 갈 수 있는 패스가 12,000엔인 것! JR노선 지정석도 무료로 구매할 수 있으니, 와이드 패스가 무조건 이득일 수밖에 없다. 이 패스가 있으면 기노사키 온천을 도요오카에 있는 동안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 날이 춥지만 않다면 다케노에 있는 해수욕장이나 교토에 있는 아마노하시다테도 갈 수 있다. (물론, 시골이라 배차 간격이 매우 심각하므로 운행 시각은 꼭 확인해야 한다. 갔다가 못 돌아올 수도 있다)


그 다섯 번째, 데이터 로밍

처음에는 도요오카가 시골이다 보니 e심을 살까 말까 고민했다. 고민의 끝에 챗지피티한테 클룩에서 구매하는 e심의 커버리지에리어에 대해 물어보고 확인받은 다음에서야(?) e심을 클룩에서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다.


https://www.klook.com/ko/activity/109393-japan-esim-high-speed-internet-qr-code-voucher/


7일간 매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e심으로 선택했고 처음으로 클룩표 e심을 사용해 봤는데 생각보다 잘 터져서 있는 동안 인스타 스토리만 거의 100장 가까이 올린 것 같다ㅎㅎ



원래는 심플하게 왜 도요오카연극제를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개만 하려고 했다. 쓰다 보니 주저리주저리가 늘어서 굉장히 많은(?) 걸 다룬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더 세세하게 다루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엔 내 체력이 따라가지 못하므로... 다음 글부터는 1일 차부터 4일 차까지 도요오카에 입성하여 관극 및 관광을 한 내용을 다루려고 한다. 번외글로 오사카에서 어떻게 지냈는지도 올릴 예정이기도 하다.


아무튼 오랜만에 이렇게 긴 글을 써서 여러모로 지치지만 뿌듯한 마음이다 ㅎㅎ


PS. 참고로 나는 1년 후 계획도 미리 짜는 걸 좋아하는 파워 J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