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제6회 도요오카 연극제 방문기, 그 둘째 날
국내 포털에 도요오카를 검색해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 바로 '기노사키'이다. 기노사키는 지도 상에서 도요오카 중심부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온천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기노사키의 지형을 보면 매우 흥미로운데, 땅에 해당하는 옅은 노란색이 국소적으로 보이고 나머지는 초록색으로 덮여있기 때문이다.
이튿날 아침에는 도요오카 시내 주변을 달렸다. 뛰려고 나오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어차피 씻을 거니까 맞으면서 뛰었다. 이왕 오사카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까지 온 겸 동네를 뛰어보고 싶어서 운동복도 챙겨왔다. 그렇게 열심히 뛰고 아침거리를 사러 숙소 근처 패밀리마트를 가던 길에 지난 6월에 현장통역으로 참여하면서 만났던 S상하고 마주쳤다. S상도 오늘이 마침 본인 극단 공연이 쉬는 날이라 시내 시장에 가려고 나온 길이었다고. 딱히 약속하고 마주친 게 아니었어서 너무 반가웠고, 내일 극장에서 보자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ㅎㅎ
점심 약속을 잠시 갔다가 숙소에서 쉬고, 기노사키에서 공연되는 작품을 보기 위해 역으로 향했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우산을 들고 나왔다.
도요오카 역에서 기노사키온천 역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다만 시골 동네 특성상 배차간격이 극악이어서, 한번 놓치면 다음 차가 올 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기노사키 주변은 산과 숲으로 가득하다. 어두워지는 시간이기도 하고 먹구름도 껴있다보니 바깥 풍경을 온전히 즐기는 건 어려운 일이었지만, 창 밖으로 펼쳐지는 넓은 호수와 섬의 향연은 인상깊은 풍경이었다.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온천 관광지인만큼 일본인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았다.
역 앞에는 택시부터 시작해 관광 가이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딱히 기노사키를 관광하러 온 게 아니었던 나는 눈 웃음으로 거절하고(?) 목적지를 향해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다.
+) 우산 들고 나왔다고 했는데 차 안에 두고 내리는 바람에 그대로 우산과 안녕했다....orz
구름이 살짝 껴서 아직 해가 지기 전인데도 어두웠다. 그래서 그런지 더 운치 있어 보였던 길거리. 온천을 즐기러 온 것이었다면 나도 이 분위기에 흠뻑 젖었을 것 같다.
그렇게 점점 어둠이 깔리고... 내가 가야 하는 길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북적한 온천 마을을 벗어난 이후부터는 아래의 사진처럼 산골짝에 있는 동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을씨년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러고 나서 극장까지 대략 10분 정도 더 걸어야 했단 건 안 비밀. 혼자 가는 길이지만 그래도 무섭지 않았던 건 계속 전진하면 되는 길이기도 했고 종종 지나가는 차들이 있어서였다. 행선지가 있는 어둠은 두렵지 않았다.
다음 번에 도요오카를 방문한다면 1박이든 2박이든, 본격적으로 기노사키에 숙소를 잡아야겠다고 다짐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