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라, 왈리
태어나는 순간부터 최하 계급의
신분과 직업을 물려받은 이들을
‘왈라(남성), 왈리(여성)’라 부른다.
우리말로 ‘놈, 꾼, 년’이란 뜻이란다.
불가촉천민에 해당하는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빨래나 청소, 운전 등의
허드렛일로 전생의 업보를 짊어지고 사는 냥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고된 노동을 한다.
별 보고 집을 나서 달 보고 집에 들어가던
잡지사 마감 때가 떠오른다.
그곳을 떠나고서야
하늘이 파랗다는 것을 알았다.
봄에는 꽃들이 지천에 만개하고
여름 밤에는 낭만이 흐르고
가을 바람엔 쓸쓸한 냄새가
베어 있다는 것을,
겨울 아침 공기가 무척이나
청량하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다.
남들만큼 살 수 있다는
안도감을 쌓아주던 연봉과
‘과장’이라는 직급을 내려놓은 후
마침내 잃어버린 계절을 찾았다.
고루한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인도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우거진 빌딩숲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 듯 살아갔던
나의 모습 그리고 우리네 삶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느껴졌다.
겉으로만 드러내지 않는
사회적 신분과 계급이
분명 우리 사회에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고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