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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림 Jul 24. 2023

그런 사람들

일상기록 프로젝트

유림 일상기록 프로젝트 <두시산책 : 그런 사람들>



단골집의 폐업 소식에

지난 주말 부랴부랴 

전에 살던 동네에 다녀왔다


어디를 갈 때는 항시

양 손을 무겁게 하라는

옛적 어른들의 가르침 대로

고심 끝에 수박을 사기로 했다


이왕이면

달고 맛있는 것을 사고 싶어

수박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이를 보시던

가게 주인장이 나와

수박 고르는 법을 알려주셨다


세 가지만 알면 된다고 했다


검은 줄무늬가 진하고 선명하며

끊기지 않은 것

배꼽 사이즈가 작은 것

표면에 백분이 묻어난 것


마흔이 넘어

수박 고르는 법을 배웠다


묵직한 수박을 가슴에 안고

가게로 향했다


단골집 사장님은

내가 도착하자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았다


함께 잔을 기울이며

지난 두 달 간의 

안부를 나눴다


사람 고르는 법은 

배운 적 없지만

그래서 여전히 서툴지만

그래도 조금은 알겠다


나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나의 안위를 걱정해주고

나의 사람을 소중히 대해주는

그런 사람들

표현은 서툴어도

마음이 묵직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 옆에서 

오래 머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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