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사진에세이
이른 아침 메헤르가르성에 오르는 길,
새빨간 교복을 입고 새가방을 멘
머리에는 기름칠로 한껏 멋을 낸
소년들을 만났다.
외모에서도 눈빛에서도
딱 봐도 높은 계급 집안의 자녀들이었다.
카메라를 보더니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팬서비스라도 해주듯 포즈를 취한다.
한 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오른손을 가볍게 올린 소년과
쌍브이를 한 2대8 가르마의 소년을 보며
그동안 내가 접한 인도와는
또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
헛헛한 웃음을 짓고서는 걸음을 이었다.
성에 가까이 이르자 한 소녀와 마주한다.
헝클어진 머리에 하의를 탈의한 채
작은 몸을 난간에 기대고 있는 소녀.
말끔히 꾸미고 학교로 향하는
또래의 친구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소녀는
이른 아침부터 성 안을 청소하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어린 동생들을 돌보러
어두컴컴한 집 안으로 들어선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 다른 세계를 보는 듯 했다.
먼 훗날 태어나게 될 이 소녀의 아이 또한
이와 같은 생을 보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