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도愛서

멀어질 때 빛나는 인도愛서

인도여행 사진에세이

by 유림
_MG_8272 복사.jpg




있는 집 자식, 없는 집 자식


이른 아침 메헤르가르성에 오르는 길,

새빨간 교복을 입고 새가방을 멘

머리에는 기름칠로 한껏 멋을 낸

소년들을 만났다.


외모에서도 눈빛에서도

딱 봐도 높은 계급 집안의 자녀들이었다.

카메라를 보더니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팬서비스라도 해주듯 포즈를 취한다.


한 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오른손을 가볍게 올린 소년과

쌍브이를 한 2대8 가르마의 소년을 보며

그동안 내가 접한 인도와는

또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


헛헛한 웃음을 짓고서는 걸음을 이었다.


_MG_8424 복사.jpg


성에 가까이 이르자 한 소녀와 마주한다.

헝클어진 머리에 하의를 탈의한 채

작은 몸을 난간에 기대고 있는 소녀.


말끔히 꾸미고 학교로 향하는

또래의 친구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소녀는

이른 아침부터 성 안을 청소하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어린 동생들을 돌보러

어두컴컴한 집 안으로 들어선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 다른 세계를 보는 듯 했다.


먼 훗날 태어나게 될 이 소녀의 아이 또한

이와 같은 생을 보내게 될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