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겁쟁이 사자
멀어질 때 더 빛나는 것들이 있다
나는 사진 작가입니다
겁쟁이 사자 같은...
늘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갈등하던
예술에 덜 미친(?) 예술학도였습니다.
모험보다는 현실과 타협하고
가슴이 아닌 이성으로 사진을 찍었고
높은 학점과 장학금을
우선으로 삼았습니다.
졸업 후에도 나는 오랜 기간
'겁쟁이 사자'로 살았습니다.
사진, 사랑, 일
어디에도 미치질 못했습니다.
문득 찾아드는 정체성의 혼돈 속에서도
통장에 쌓여가는 숫자들로
스스로를 안위하며 지냈습니다.
늘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우물쭈물 대던 내게......
10년 전에 교수님께 들었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겁이 많은 사자와 같다'는
그 말이 가슴 깊은 곳에서
맴돌았습니다.
해마다 자유를 갈망하며 움 틔웠다가
시들어버리는 이상의 씨앗을 품고
세계 곳곳에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생의 모습과 표정들을 카메라에 담아내며
삶의 순간들과 교감할 때
빛나는 것들이 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찰나의 순간들이 소중해지기 시작했고
무겁고 귀찮게만 느껴지던
카메라와의 동행이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미지의 땅에 발을 내딛기로
결심했습니다 _ '인도'로
'겁쟁이 사자'가 '진정한 사자'로
거듭날 수 있는 여정이 되리라
기대하며
일상에서 멀어질 때
빛나는 것들이 있음을 간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