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고독에 대처하는 자세> 사진작가 유림

by 유림

2008년 10월 2일.

십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선명히 기억되는 그날은

유독 햇살이 눈부시고 따사로웠다.


회사 앞 편의점에서 동료와 함께

공휴일인 다음날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들려오는 뉴스 속보.

당시 톱스타였던 故최진실의 사망 소식이었다.


그 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

믿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 역시 그랬다.

마치 지금은 멀리 떨어져 지내는

오랜 친구의 비보를 접한 것처럼

당황스럽고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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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녀를 생의 단애로 밀어냈을까.


좌절이 절망을 낳고

절망이 고독을 낳았을 때,

영혼이 잠식당하는 것은 순간이다.


깊은 수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시도해야 한다.

세상에서 지고 나면

더 이상 별도 아니고 꽃도 아니다.


술을 마시든, 고성을 지르든, 물건을 던지든

그 무엇이든 삶을 포기하는 것보다야 낫다.


내가 주로 했던 방법은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우는 것이었다.

그러면 몸도 마음도 고단해져

금세 잠이 든다.


다음날 눈을 뜨고 나면

지난밤의 슬픔과 분노,

쓸쓸함과 외로움은 오간데 없고

퉁퉁 불어버린 두 눈 걱정이 앞선다.

열심히 얼음찜질을 하면서 생각한다.

왠지 존재도 모르는 누군가와 싸워

나만 얻어터진 느낌이다.


그래도, 그래도 괜찮다.

개구리 왕눈이가 되었어도

나는 아직 세상에 있으니까.






사진작가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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