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회전목마> 사진작가유림

by 유림

어린 시절 자연농원은

어린이날, 성탄절처럼

특별한 날에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가기 며칠 전부터는 설레

잠도 제대로 못 이뤘고,

바로 전날은 평소 찾지 않던

하나님을 찾아 날씨가 좋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화려한 불빛,

디즈니만화 속 주인공들과 퍼레이드,

그 순간만큼은 마치

동화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었다.

정신없이 누비고 다니다보면

석양빛으로 물든 공원에

하나 둘 조명이 켜지고 마법처럼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집으로 갈 시간이 되면

아쉬움과 서운함에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그곳은 남루한 현실로부터의

도피처이자 영영 깨고 싶지 않은

꿈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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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지금도

유년의 추억이 담긴 놀이공원에 가면

여전히 설렌다.

‘자연농원’이란 촌스러운 이름도,

구닥다리 놀이기구도

유행 따라 신식으로 바뀌었지만,

그 안에서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는 회전목마를 보니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를 살며

가끔은 회전목마에 앉아 느리게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작가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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