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by 한걸음씩

글을 올린지 한달이 넘었네.

남편에게서 별다른 소식이 없기도 했고, 회사일이 바쁜시즌이라 글 올릴 여유가 없었다.


며칠전 보험사에서 톡이 왔다.

남편의 자동차 보험 사고 보상관련 내용이었다.

차주는 남편이지만 보험 계약자가 내 명의라 나에게도 보내준 것 같다.

남편 소식을 궁금해 하던 차라 내용을 찬찬히 살폈다.

사고시간 새벽 다섯시 반.

대인 사고 없는 차량 단독사고.

아마도 주차된 차를 받은게 아닌가 싶다.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동안 남편 차량 앞으로 과태료 납부서가 오지 않아서 솔직히 걱정도 되고 궁금했다.

세금체납으로 번호판이 영치 된건 아닐까.

압류해제도 할 줄 모를텐데...

차 운행을 못하면 일은 할 수 있을까.


어이없게도 나는 아직 남편을 향한 돌봄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내가 보낸 문자들도 확인하지 않으니 더 마음이 쓰였다.

그러나 사고 문자를 받고 난 후에 보니 이미 보낸 문자들을 다 읽은 흔적이 보였다.

그동안 쓸데없는 오지랍을 부렸다.

남편이 나간지 반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염려를 내려 놓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나는 아직까지 이혼에 대한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고, 남편에게는 첫째 돈이 없다.

일을 하고 있어서 소득이 있긴 하지만 늘 그랬듯이 도박장에 모두 쏟아 부을테고, 도박중독을 쉽사리 끊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별거를 한 이유도 35년 넘게 끊지 못한 중독때문이었으니까.

이혼하면 고쳐지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들었지만 그거야말로 기적중에 기적일 것이다.

집을 나갈때도 치아의 대부분이 파절되거나 썩어서 다 빠지고 몇개 안남았었는데 지금은 더하겠지.

그러니 잔소리를 듣는다 해도 집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내가 연락해서 집에 들어오라고 하면 남편은 마치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던것처럼 들어올 것이다.

이번엔 좀 오래 가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며 혼자 궁예가 되어본다.


아들은 여친과 결혼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아직 여친의 부모님께 yes라는 허락을 받은건 아니지만 둘은 구체적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러는중에 아들은 아빠라는 존재를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

여친과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상견례라도 하게 되면 아빠는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이라고 했다.

불쌍한 인간.

어쩌다가 자식에게까지 저런 존재가 되었을까.


아들은 차라리 이혼을 했거나 사별을 했으면 말하기가 더 편할꺼라고 했다.

나도 그렇다.

별거하고 있다고 하면 이유가 궁금할테고, 이유를 설명하면 도박의 대물림을 염려하여 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

나보다 아들이 더 많이 걱정하겠지.

여친 아버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신장이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맞술을 한 모양이다.

한잔정도라고는 했지만 술을 좋아하시는 양반인것 같던데 한 잔이 두잔 되고 세 잔 되는건 시간문제다.

차라리 몸 상태를 솔직히 말하는 것이 앞으로도 편할텐데...


군대 이야기가 나와서 신장때문에 면제를 받았다고 했더니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자고 했단다.

신장이식뿐 아니라 갑상샘암 수술까지 나온 결과지를 선뜻 내 놓기 힘든 마음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그러나 말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견디고 치러야 할 어려움들이 더 많을 것 같다.

거기에 아빠일까지 보탰으니 아들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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