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 1급 김호성 원장 인터뷰
감정을 단순히 ‘내려놓으라’고만 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진짜 감정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내면에 쌓여버린다는 것이야. 그래서 여기서 제안하는 치유 방식(니인지 치유 방식)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어.
1. 감정 인지(Recognition of Emotion)
“지금 당신은 막 화가 나고 울분이 올라오고 있구나.”
그냥 “힘들었겠다”라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상대가 느끼는 정확한 감정(화, 짜증, 울분 등)을 먼저 알아차리고
“어떤 지점에서 그 감정이 터졌을까?”를 함께 떠올려본다는 것이다.
예시:
아이가 와서 “오늘 친구랑 싸워서 너무 힘들었어”라고 말했을 때,
→ 단순히 “왜 싸웠어?”가 아니라
→ “엄청 화도 났겠다, 속이 답답했겠다”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
중요한 이유:
우리의 뇌(특히 편도체)는 감정을 인지하지 못하면 스스로 계속 부풀어 오른다.
→ 결국 “왜 내가 갑자기 이렇게 힘들지?”라는 상태가 된다.
2. 공감(共感)과 공명(共鳴, Resonance)
공감(empathy)의 시작:
먼저 상대가 겪은 ‘상황(Scene)’과 ‘느낌(Feeling)’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고
“내가 만약 저 상황이라면 어떤 감정이었을까?”를 느껴본 뒤,
“지금 네 가슴에 불이 붙을 만큼 화가 났겠구나. 답답했겠구나”라고 말해주는 것.
공명(Resonance)의 의미:
“내 감정”과 “너의 감정”이 진동을 맞춰서 서로 연결되는 순간을 말한다.
말 그대로 “같은 파장”으로 진동한다는 느낌이다.
이때 상대는 “아, 이 사람은 정말 내 마음을 알아주려는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예시:
악플을 받고 상처받은 친구에게
단순히 “힘들었겠다” 그치는 게 아니라
“네가 악플을 받았다면, 속에서 불이 확 붙는 것만 같았을 거야.…그랬겠구나”
이렇게 말해주는 과정이 공명에 가깝다.
3. 반응(Response) – 감정의 해소를 돕기
“단순히 흘려버리는 것”과 “감정을 풀어주는 것”의 차이
대부분 우리는 감정이 올라오면 “알겠어, 그래, 흘려버려” 식으로 반응해.
이건 생각(인지)만 내려놓으려는 거라서 편도체는 충분히 풀리지 못하고 감정이 뇌 속 어딘가에 계속 남아 있다가 이후에 더 크게 터질 수 있다.
반대로 여기서 말하는 반응은 감정을 “수용(accept)” 하고
공명(共鳴)으로 연결된 뒤에, “어떻게 하면 이 감정이 좀 편안해질까?”를 같이 고민하며
실제적 행동이나 언어(“내가 네 편이 되어 보호해줄게”… 등)로 감정이 해소되도록 돕는 것이다.
구체적인 흐름
감정이 올라오면=불이 붙으면
“지금 가슴 한복판에 불이 확 붙었을 것 같아. 답답하고 화가 났겠구나.”
이어서 “그 감정을 내려놓는 방법이 있을까?”를 함께 묻는다.
“생각을 내려놓으면(인지만 멈추면) 편도체가 좀 가라앉을까?”라고 한다.
하지만 생각을 내려놔도 감정이 여전히 힘들다면
“이 감정을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까?”
“지금 네 상태를 풀어주려면 내가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해주는 게 좋을까?”
상대가 “내려놓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인지(생각)를 내려놓는 지점을 함께 만들어주고, 그걸로도 충분하다면 여기서 멈춰도 된다.
하지만 “내려놔도 아직 가슴이 답답해요.”라고 하면 감정 자체를 더 깊이 풀어줄 방법이 필요하다.
즉, 단순한 ‘생각 멈추기’가 아니라, 감정을 수용하고
“내가 네 감정을 온전히 들어줄게, 네 편이 되어줄게” 하는 실질적 언어와 행동으로 편도체가 안정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4. 생리·뇌과학적 배경 이해
편도체(Amygdala)
우리 뇌의 감정 센터 중 하나.
감정(특히 공포·분노 등 강한 느낌)이 인지되지 않으면 계속 부풀어 오르다가
지나치게 커졌다가 어느 순간 또 급격히 쪼그라들며 문제를 일으킴.
결국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는데 자꾸 힘들다”는 상태로 이어짐.
전두엽(Prefrontal Cortex)
생각하고 판단하는 뇌 부위.
여기서 “생각(인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전두엽 차원에서의 접근이야.
하지만 전두엽만 멈추면 편도체가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에,
감정이 계속 꼬리처럼 남아서 나중에 갑작스러운 감정폭발 같은 문제를 만든다.
태아기·영아기 애착 형성
편도체 연결성이 6개월~10개월 사이에 대략 잡히고,
생후 3년까지 양육환경이 “인지 중심(안정된 태교)”으로 가느냐 “교감신경 흥분체계(불안정)”로 가느냐에 따라 아이의 감정 처리 기저(편도체 연결 패턴)가 만들어진다.
즉, “어릴 때 부모가 내 감정을 어떻게 받아주었느냐”가 편도체가 편도체답게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아니면 감정이 계속 커졌다가 쪼그라드는 순환만 반복할지를 결정한다.
실제 적용 예시
아이와의 상황
아이가 “친구랑 싸워서 힘들어”라고 하면,
(감정 인지) “지금 네 속이 답답하구나, 화가 났구나.”
(공명) “내가 너 상황에 들어가서 상상해보니, 진짜 속상했겠어. 네가 학교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반응) “그럴 때 어떻게 하면 네 감정이 좀 편해질까? 내가 네 편이 되어 줄게. 네가 잘못한 건 없어. 네 편에서 같이 해결방법을 찾아보자.”
성인(친구/동료)과의 상황
친구가 “나 악플 받아서 너무 속상해”라고 하면,
(감정 인지) “악플 받으면 속에서 불덩이가 일어날 것만 같았겠다.”
(공명) “나도 예전에 그런 댓글 받아본 적 있으니까, 그 답답함·화남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반응) “그럴 땐 어떤 게 도움이 될까? 네가 마음을 좀 내려놓으려면 주변 누구에게 의지하고 싶어? 네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감정을 풀어줄게.”
자신 스스로에게 적용
스스로 마음속에 쌓인 울분이나 분노가 있을 때,
(인지) “지금 내 심장이 뜨겁게 뛰고, 가슴이 답답하구나.”
(공감) “내가 나한테 살짝 물어봐서, ‘지금 어떤 상황이었으면 나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느껴본다.”
(반응) “지금 이 감정이 괜찮을 때까지 충분히 느껴보자. 그리고 감정을 글로 쓰거나, 누군가에게 털어놓거나, 심호흡으로 천천히 풀어줄 방법을 찾는다.”
정리
감정 인지(Recognition)
상대(또는 나)의 감정을 정확히 알아차리고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예: “지금 속에서 불덩이가 올라오고 있겠구나”)
공감·공명(Empathy & Resonance)
그 감정 안으로 들어가 “내가 저 상황이라면?”을 느껴보고
“나도 그랬다면 이렇게 느꼈을 거 같아”라고 말해주기
서로 같은 파동으로 이어지는 순간, 진짜로 “내 편”이라는 감각 경험
반응(Response) – 감정 해소 돕기
단순한 “알겠어, 흘려버려”가 아니라
“이제 우리가 어떤 행동·언어로 네 감정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며
실제 보호(“네 편이 되어줄게”), 안정적 지지(“네 편이 되어 해결책을 찾아줄게”), 따뜻한 보살핌 제공
생리·뇌과학적 이해
편도체(감정 뇌)는 인지만 내려놓아서는 풀리지 않음
전두엽(생각 뇌)과 편도체(감정 뇌)가 함께 조화를 이룰 때 진짜 치유가 일어남
어릴 때부터 안정된 애착을 통해 편도체 연결성이 잘 형성되어야 성인이 되었을 때 감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음
왜 이 방식이 중요한가?
단순히 “생각을 멈춰!” “감정을 내려놔!”라고 하면, 편도체에 쌓인 에너지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
그러면 기억을 떠올리면 여전히 “그때 그 일이 나랑 크게 상관없어”라는 말처럼,
실제로 감정이 해소됐는지를 스스로도 알기 어렵다.
이 과정 없이 지내면, “왜 나는 자꾸 힘들지?” 상태가 계속 반복된다거나,
어느 순간 갑자기 감정이 폭발해서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감정을 있어야 할 자리(편도체)에 두고, 충분히 알아보고, 같이 울어주고, 같이 보호해주는 경험”을 제공해야 편도체가 안정된다는 것.
바로 이 순간, 기억은 비록 지워지지 않지만, 그 기억을 떠올라도 더 이상 같은 울분이나 분노가 올라오지 않는 단계로 바뀌게 된다.
적용 팁
내가 상대를 돌봐줄 수 있는 ‘안전한 보호자’가 되어주기
아이에게는 부모가, 어른에게는 친구나 파트너가, 나 자신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멘토나 내면의 지지 자원이 되어주자.
말을 더 길게 하지 않아도 된다.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자.
핵심은 “네 감정이 이만큼 크구나”를 정확히 짚어주는 것.
너무 많은 질문(“왜 힘들었어? 어떻게 싸웠어?”)은 오히려 공감을 방해할 수 있다.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경험하기
“아, 너 힘들었구나.” 대신
“네 가슴에서 불이 일어나는 것처럼 답답했겠구나.”처럼
감정에 언어를 달아주면 편도체가 ‘내 감정을 누군가 알아주고 있다’고 느끼면서 안정된다.
필요하다면 외부 도움(상담 등)을 받기
어릴 때 애착이 부실하면 성인 되어서도 편도체가 쉽게 불안정해질 수 있다.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오히려 더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결론
감정을 정확히 인지(인지 뇌와 편도체 연결)
공명(같은 파장으로 연결)
실질적 반응(보호·안정 제공)
생리·뇌과학적 이해(편도체와 전두엽의 조화)
이 네 단계를 통해,
“기억을 떠올려도 예전처럼 내 안에서 불덩이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
로 바뀌도록 돕는 방법이다.
이 과정을 꾸준히 적용하면, 같은 기억을 떠올리더라도
“그때 일은 있었지만, 지금 내가 여기에선 안전하구나”라는 느낌으로 바뀌어서
감정이 서서히 ‘해소된 기억’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감정을 인정하고,
함께 느끼고,
안전망을 제공해서,
편도체가 더 이상 폭발하지 않도록 도와주자”
아래는 강연 링크이다.
https://youtu.be/E-VWTnIfWN8?si=XKDyLCF-Ij-ayWx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