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과 가을노래

그렇게 가을밤이 깊어 간다.

by stephanette

*Photo: Unsplash


"엄마!"


"응?"


"엄마!"


"응? 왜?"


거실에서 책을 뒤적거리고 있던 나에게 갑자기 아이가 다가와 질문을 한다. 눈을 반짝이며.


"엄마가 20대 때 좋아하던 노래는 뭐야?"


"이 밤을 이 밤을 다시 한번 당신과 보낼 수 있다면~~ 아아아~~ 내 모든 이 모든 내 사랑을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오"


깜짝 놀란 눈으로 복식 호흡으로 노래하는 나를 바라본다.


"누구 노래야? 제목을 말해줘야지."


"조하문, 이 밤을 다시 한번이었나?!"


나는 낮은 일인용 안락의자에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아이를 보며 노래를 계속했다.

"~~ 조그만~ 낙~엽~들이 땅 위에 떨어~지듯이~"


"그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가 뭐야?"


"응? 글쎄 그냥 생각나는데"


핸드폰에 뭔가 입력하던 아이가 다시 물어본다. "이유가 뭐냐니깐"


"뭐.. 자주 들어서?"

아이는 여전히 고개를 떨구고 입력을 하고 있다.


"아, 가을이라서 좋아하나 보다. ~~ 조그만~ 낙~엽~들이 땅 위에 떨어~지듯이~ 내 맘은 갈 곳이 없어요. 어~~ 디에선가 당신 모습이 다가오는 것 같아 이젠~~ 견딜 수 없어요~~"


"응 됐어. 이미 보냈어."

핸드폰에 뭔가를 계속 입력하던 아이가 고개를 들고 나에게 말했다.


학교 숙제인가 보다.

멋지군.

엄마의 스무 살 때 노래를 물어보는 숙제라니.

덕분에 가을밤이 행복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The Echo of Empt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