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 샤넬

매혹의 향과 결단

by stephanette

안개 속에서 검은 광택이 빛난다.

밤 바다의 윤슬

짠 바다향이 시트러스와 뒤섞여 말을 걸어온다.

가라, 너의 꿈이 있는 곳으로

비로소 너의 발걸음이 흔들리더라도.


그는 걷기 시작한다.

그 눈빛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사랑을 약속하는 듯했으나

그의 발은 허공 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잔을 생각한다.

주고 받음은 깨어졌다. 저울은 기울어졌다.

그가 내민 손에는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다시 길을 걷는다.

바람은 사이프러스 나무를 통채로 뒤흔든다.

그는 쓰러질 듯 휘청인다.

오래된 상처와 피로는 그의 어깨에 뭉쳐있다.

옷자락은 빛바랜 깃발처럼 바람에 찢겨 나부낀다.


서리처럼 냉랭한 여자의 음성이 들린다.

이미 지나온 길에 남은 소리

지혜는 뒤집혀 냉소가 되었고

통찰은 뒤틀려 비난이 되었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자몽의 씁쓸함 뒤로 재스민의 은밀한 숨결이 귓가에 맴돈다.

고통의 시간은 망각으로 인해 매혹적이다.


검은 하늘 사이로 여명이 떠오른다.

어둠을 뚫고 칼이 보인다.

모든 환상과 거짓을 가르고

유혹과 흔들림을 잘라낼 그 칼

그는 과거의 음성을 가른다.

샌달우드는 영혼을 평온하게 한다.


세상은 침묵 속에서 그를 지켜보았다.

그의 길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더이상 머무르지도 도망치지도 않는다.


검 하나와 새벽의 선언


- 블루 드 샤넬은 남자 향수이다. 남자 향수를 좋아한다. 새벽 명상에는 샌달우드 베이스의 향이 좋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