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는 원래 질량이 없다. 관계 속에서 질량을 얻는다

양자 물리학의 힉스 장 이론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우주는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를 이루는 입자는 단 12개이고, 쌍을 이룬 두 입자의 6종류가 존재한다. 입자는 원래 광자(빛)처럼 질량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입자의 질량은 사실, 입자 본연의 내재한 특징이 아니다.


무게가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우주라니.

우주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에너지 장이 있다. 이걸 힉스 장(Higgs Field)이라고 한다. 질량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입자들이 힉스 장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저항을 받게 되고, 그 결과 질량을 가지게 된다. 쉽게 말하면, 질량이라는 건 관계가 있어야만 존재하는 것이다.


힉스 장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입자”를 힉스 보손이라고 한다. 2012년 CERN(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의 LHC(거대 강입자 가속기) 실험에서 발견되었다. 이 발견으로 “아, 정말 우주에 힉스 장이 존재하는구나!”가 입증됐고, 2013년에는 노벨 물리학상으로 이어졌다.


꿀 항아리에 구슬을 던지면, 꿀 때문에 구슬이 무거워지고 느려 보인다. 이게 바로 입자가 힉스 장과 만나면서 질량을 얻는 모습이다. 빈 방을 빠르게 지나가는 건 쉽지만, 사람들로 가득 찬 방을 지나가려면 사람들로 인해 방해를 받는다. 그 방이 힉스 장, 붙잡히는 힘이 질량을 주는 과정이다.


나라는 존재도 본래는 무게 없는 빛과 같다.

그러나 관계, 맥락, 환경 속에서 특정한 무게와 형태를 얻는다.

나는 옛날의 나를 장례치르고 있다.

옛 패턴, 사고방식, 판단의 근거

그 모든 무겁던 내가

새로운 장 속에서는 다른 무게로 태어난다.


힉스 이론은 속삭인다.

우리가 실체라고 믿던 것도 관계의 산물이라고.

나의 정체성과 의미도 내 안에 고정된 것이 아니다.

어떤 장에 들어가느냐

어떤 관계를 갖느냐

그것이 나의 무게를 다시 설정하고

나의 빛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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