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사라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20대 후반 여행을 자주 다녔다.
노트북과 필카만 있으면 여행 준비는 끝
주로 영화를 봤다.
여행지의 여독을 녹이며 물속에 잠겨서 보는 영화는 꿀맛이었다.
이번 여행에는 일부러 노트북을 두고 왔다.
글쓰기에도 약간 시들해졌고 그다지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아이패드는 거의 쓰지 않아 모셔두고만 있어서 두고 왔다.
일행들은 아이패드로 제각각 논다. 스케치를 하거나,
주로 외국 페이퍼북 만화를 번역기와 같이 띄워 보거나.
뭘 하며 노는지 구경을 하다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글을 쓰겠다고 아이패드를 빌릴 수는 없다.
글을 쓸 방법이 없으니 글은 머릿속에서 폭발 중이다.
휴대폰으로 글을 쓰면 오타가 작렬한다.
문구점이라도 가서 노트와 만년필이라도 사 와야 할 판이다.
노트북 타자로도 따라잡지 못하는 속도를
엄지 두 개로는 어림도 없다.
이참에 손으로 직접 쓰고 퇴고하는 연습을 해봐도 괜찮겠다.
어찌 보면 내 글은 낙제이다.
초안보다 퇴고가 더 중요하다는데 그런 걸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키워드로 저장 중이다. 머릿속의 글이 어디 사라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문구점은 몇 시에 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