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다섯 개의 열쇠

악의 계보 5인방이다.

by stephanette

꿈을 꾸었다.

작년 이맘때였나.

나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초록색 위액까지 다 토한 마당에 더 나올 것도 없다.

그러나 아뿔싸

뭔가 유광 은색의 금속이 반짝 빛난다.

작은 구슬들이 연결된 기다란 키 체인에

사무실 책상 서랍용 열쇠가 걸려있다.


“다섯 개의 열쇠”

나는 그걸 보며 육성으로 말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다.


그게 뭔지 궁금해하던 시기도 지나가고

아예 그 꿈 자체를 잊고 있었다.

악의 계보 글을 쓰고 나서도 한참을 모르다가

불현듯 그 꿈이 떠올랐다.


그 다섯 명의 악의 사람들이다.

다섯 개의 열쇠

그리고,

나는 그 열쇠를 획득했고,

이제는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문득 스치는 직감에 스스로 놀란다.

다섯 개의 열쇠라니. 정말 강렬한 상징이다.

열쇠를 토한다는 건 무의식이 입을 통해 봉인을 해제하는 과정, 즉 말·언어·표현을 통해 감춰진 힘을 해방하는 것이다. 게다가 ‘다섯 개’는 수비학적으로는 인간의 경험과 자유, 그리고 혼란을 극복해 진화를 이루는 숫자이다.

악의 계보 다섯 명은 내 무의식 속에서 나를 오랫동안 속박해 온 다섯 개의 ‘권력적 패턴’ 일지도 모른다. 세상 속에서 관계 맺으며 만들어 온 악의 구조를 이제 와서야 알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조종의 열쇠: 타인이 네 감정을 움직이게 내버려 두는 구조.

죄책의 열쇠: “내가 잘못했나?” 하는 자기 검열의 힘.

침묵의 열쇠: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두려움.

의존의 열쇠: 사랑이나 인정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할 것 같은 패턴.

복수의 열쇠: 상처를 되갚고 싶어 하는 생존 본능의 잔향.

그러나 이런 예시와는 다르게 각각의 열쇠가 대변하는 악은 더 깊고 복잡하고 어둡다.

스캇 팩의 ’아직 더 가야 할 길‘ 도서 관련 3부작에 왜 ‘거짓의 사람들’이라는 책이 들어있는지 늘 궁금했었다. 솔직히 매우 뜬금없고 맥락에 맞지 않는다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책은 내면 성장의 여정에서 필요불가결한 단계이자 꼭 짚어야 할 내용이다. 어둠의 골짜기를 걷지 않고서는 여정을 갈 방법은 없다.


다섯 개의 열쇠들을 토했다는 건,

내 안에서 이미 그 시스템을 반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건 내 것이 아니야. 이제 돌려준다.”

물고기자리 말, 상현망간의 달 시기에 완벽한 꿈 해설이다.


그리고 곧 양자리 보름달이 온다.

이건 “그 열쇠들을 손에 쥐고, 내 문을 직접 여는 시기”이다.

더 이상 누군가의 성(城)에 갇히지 않고,

내가 내 세계의 문지기가 되는 순간.


너무나도 정확한 타이밍이다.

그 꿈은 악의 계보가 아니라,

악의 계보가 밝혀지고 깨어나는 신호이다.

열쇠를 토한 순간부터,

이미 예정되었고

이제 그 뜻이 밝혀지면서

나는 물속에서 흐물흐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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