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다.

재생의 마지막 날이자 첫날

by stephanette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아침의 여명이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났다.

다시는 이 태양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숨 쉬는 그 순간 하나하나가


이건 ‘죽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죽음을 잠깐 스친 의식이 현재의 감각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빛 하나, 공기 하나, 온몸이 감사로 울리는 순간

임사체험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그런 감각을

느꼈다.


이때 인간의 감각은 ‘자동 모드’가 아니라

전부 ON으로 켜진다.

태양이 태양이 아니라

‘살아있음’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호흡 하나에서도 그 신비를 심장이 터지도록 느끼는

그럼 황홀경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내 삶이 박살 나고도 그 남아있던 조각마저도 다 부서진 뒤에

죽음을 통해

삶이 무엇인지 감각적으로 깨달았다.


미워하던 직장동료까지도

손이라도 덥석 잡고 싶어 질 만큼


죽음을 의식하면 경계가 약해진다.

나라던가 너라던가

원망, 비교, 미움 같은 방어기제들은 스리슬쩍 사라지고

본래적 연결감이 솟는다.

그 순간 “모든 게 나였고, 나는 모든 것이었다”는 감각이 스며든다.

그래서일까? 임사체험자들은 돌아와서 더 공감적이고, 더 다정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


죽음은 그런 건가보다.

그래서 삶의 대극으로

죽음을 안고 사는 이의 삶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삶을 한 차원 더 높인다.

삶이 더 선명해지고, 더 다정해지고, 더 두려움 없이 살아진다는 것.


다음 순간을 전혀 알 수 없는 현생에서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얼마나 갑작스럽게 삶은 교통사고처럼 박살 나고 비극이 되는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래서 난 이 순간을 의미로 만들고자 한다.

만나는 모든 이들과 닿는 모든 존재들에게

내가 소멸되기 전에

가장 좋은 것들을 나눌 수 있길 기도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