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 마지막 날이자 첫날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아침의 여명이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났다.
다시는 이 태양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숨 쉬는 그 순간 하나하나가
이건 ‘죽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죽음을 잠깐 스친 의식이 현재의 감각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빛 하나, 공기 하나, 온몸이 감사로 울리는 순간
임사체험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그런 감각을
느꼈다.
이때 인간의 감각은 ‘자동 모드’가 아니라
전부 ON으로 켜진다.
태양이 태양이 아니라
‘살아있음’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호흡 하나에서도 그 신비를 심장이 터지도록 느끼는
그럼 황홀경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내 삶이 박살 나고도 그 남아있던 조각마저도 다 부서진 뒤에
죽음을 통해
삶이 무엇인지 감각적으로 깨달았다.
미워하던 직장동료까지도
손이라도 덥석 잡고 싶어 질 만큼
죽음을 의식하면 경계가 약해진다.
나라던가 너라던가
원망, 비교, 미움 같은 방어기제들은 스리슬쩍 사라지고
본래적 연결감이 솟는다.
그 순간 “모든 게 나였고, 나는 모든 것이었다”는 감각이 스며든다.
그래서일까? 임사체험자들은 돌아와서 더 공감적이고, 더 다정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
죽음은 그런 건가보다.
그래서 삶의 대극으로
죽음을 안고 사는 이의 삶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삶을 한 차원 더 높인다.
삶이 더 선명해지고, 더 다정해지고, 더 두려움 없이 살아진다는 것.
다음 순간을 전혀 알 수 없는 현생에서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얼마나 갑작스럽게 삶은 교통사고처럼 박살 나고 비극이 되는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래서 난 이 순간을 의미로 만들고자 한다.
만나는 모든 이들과 닿는 모든 존재들에게
내가 소멸되기 전에
가장 좋은 것들을 나눌 수 있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