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전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질 거라고 말하는 이들은 다 허언증이다
*사진: Unsplash
나는 내가 누구인지도
어떻게 찾는지도 모르는 채
어디인지도 모를 암흑 속에서 울고 있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스스로를 돌보라고 했지만
그걸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전혀 알 수 조차 없었다.
어떤 이들은 나에게
독서를 멈추고
글을 멈추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난 그 고통을 어떻게든
기록하고 분석하지 않으면,
구토의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모든 것들을 게워내는 상태.
그러면 마치 내 안의 상처까지 밖으로 꺼낼 수 있을 것만 같게도.
그리고,
고통은 전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질 거라고 말하는 이들은 다 허언증이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 거라는 위로는 진실을 가린다.
그리고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진실은
실제 음성으로 듣고 있자니
예측 불가의 급작스런 비보처럼
충격적이었고
그래서 당장이라도
거짓말로 덮어쓰고 싶어졌다.
새까맣게 될 때까지.
진실은 언제나 잔인하다.
그리고 진리는 언제나 슬로모션이다.
고통의 시간은 절대로 빠르게 지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어째서 고통은 시간을 잡아당겨서 늘려놓는 것일까?
그래서 나는 고통의 질감을 알게 되었다.
나는 바다에 가서 그 눅눅한 고통의 부스러기들을
후드득 털어놓았다.
어차피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니 정말 다 떨어졌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그 이후로 나는 내가 그 이전과는 다른 존재라는
미묘하고도 섬세한 그 느낌을 가끔씩 받는다.
고통의 진리를 알려주던 이는
고통에 대해서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웃어주었다.
나는 그 정도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고통은 끝없는 의미를 요구한다.
나는 의미를 찾는 것을 그만 멈췄다.
그리고, 다른 이들은 절망의 끝에서 무엇을 해왔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남긴 삶의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그들은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고
그렇게 살았을까?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앞으로 걸어가고 있구나라고.
그 정도로 족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