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인간 존재 자체가 결함임을 인정하는 감정이다.

부정적 감정의 직면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고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게 하는 감정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슬퍼할 줄 아는" 존재이다.

그 한계의 자각이 슬픔의 출발점이고,

그 힘으로 타인의 슬픔을 향해 가려는 시도가 시작된다.


“인간에게 특정한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바로 결함이라는 것.”


슬픔은 '못난 나'를 한탄하는 감정이 아니다.

인간 조건의 유한성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깨달음이다.

이 인정이 타인을 향한 윤리로 이어진다.

그 한계를 인정하며 배우려는 노력 자체가 인간다움을 지킨다.


슬픔은 유한함을 아는 존재만이 느낄 수 있는 고귀한 감정이다.


배워야 하지만 끝내 다 배울 수 없는 것

"가장 소중하면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것은"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타인의 고통은 완전히 동일화될 수 없다.

그러니 더 공부해야 한다.


슬픔이란,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알 수 없다는 ‘거리’ 자체를 느끼는 감정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목표는

한계 인식 위에 세운 섬세한 이해와 책임이다.


슬픔은 윤리적 능력을 확장하는 훈련

개인적, 사회적 사건들을 통과하며

"타인의 고통에 가닿으려는 노력"이 바로 문학과 사유의 과제이다.

슬픔은 공감 능력과 판단의 정확함을 단련하는 실천이다.

그러므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그 훈련의 장이다.


슬픔은 언어를 낳는다 — 말할 수 없던 것을 조금씩 말하게 한다.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

그는 책 소개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럴 때 인간은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이다.”
“슬픔을 공부해야만 비로소 인간적인 삶을 사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슬픔은 심장의 운동이다.

느끼고, 머무르고, 타인에게 다가가는 심장의 습관이다.




슬퍼서 쓰는 글은 아니다.

라고하고 싶지만

왠지 모를 슬픔이 스며 나와 쓰는 글이다.


내가 존경하는 멘토 중 한 분이

나에게 말했다.

"네가 다 좋아지면 그때하고 싶은 것들을 함께 하자."


나는 왠지 모르게 그 말이 슬펐다.

내가 고통 중에 있는 것이 송구스러울 정도로.


그래서 슬픔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어째서 슬픈 것일까? 슬픔은 무엇일까?


『The Gate of Tears』에서 제이 마이클슨은 슬픔에 대해 알려준다.

슬픔은 기쁨의 반대가 아니다.

더 깊은 깨어남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슬픔 같은 '억압되고 회피되던 능력'이

해방과 창조성으로 가는 관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삶 전체를 사랑하자.

눈물의 문을 지나 치유와 구원의 영토로 들어갈 수 있다.


슬픔은 그저 있는 그대로 함께 앉아 있어야 할 것이다.

평정은 슬픔을 느끼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지금-여기 함께 있는 상태이다.


슬픔을 통과하면

"찾던 행복"이 아니라

저항이 멈춘 평온이 나온다.

그러니 애써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슬픔 그 한가운데를 통과하자.


슬픔은 파도처럼 출렁이는 과정이다.

우리는 슬픔만을 느끼지 않는다.

슬픔과 긍정적 정서는 교차하며

스스로를 회복하는 타고난 탄력성이 있다.


슬픔은 '주의를 안으로 돌린다'.

현 상황을 재평가하고 조정하도록 돕는다.

슬픔은 삶을 슬로우 모션으로 만들고

의미를 재구성할 시간을 준다.


마치 죽기 전의 생의 파노라마를 보듯이,

슬픔은 그 전의 생애를 모두 돌아보게 한다.

슬픔에 과도하게 빠지지만 않는다면,

그것은 다시 현생을 살아가게 하는 적응을 돕는다.


슬픔의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면,

그건 그저 당연한 이치이니

바다의 물결에 몸을 맡기듯

슬픔을 그대로 느껴보자.


슬픔은 우울이나 절망과 다르다.

울음 후의 가슴의 이완

깊은 한숨

그리고 나면

다시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다.


슬픔이 지나갈 때

우리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작은 일들을 할 수 있다.


나는

슬픔을 지나가는 나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고 기억의 상자에 넣는다.

나의 과거는 그렇게

소화되고 보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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