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드마 삼바바
*사진: Unsplash
소울메이트는 명상센터의 주지스님이다.
그는 나의 혈맹 중 한 명이다.
나는 혈맹들과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피의 맹세를 했다.
그 맹세 중에는 죽음과 장례에 대한 것이 있다.
죽음에 대한 맹세가 모든 규칙 중에 가장 중요하다.
소울메이트와 함께 자주 했던 대화들이 있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뭘 할 거야?" 이런 나의 질문에
솔메는 이렇게 대답한다.
"난 환생 안 할 거야."
"아, 그랬지. 이런.. 아니, 그러니까 환생을 한다고 가정을 하고 말이야."
"환생을 안 한다니까. 난 첫 번째 빛을 따라갈 거야." 그는 다시 다짐을 한다.
"세상에서 단 한 명과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면 누구랑 할 거야?" 이런 나의 질문에는
"파드마 삼바바"라고 생각할 새도 없이 바로 대답한다.
"그래서 뭘 묻고 싶은데?
첫 번째 빛을 따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 그런 건가?"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음에도 나는 확인 사살을 한다.
역시나 다음 생은 소울메이트가 없어서 쓸쓸하겠다는 생각도 한다.
나는 소울메이트와 뜬구름 잡으며 노는 걸 좋아한다.
파드마 삼바바는 구루 린포체의 다른 이름이다.
티베트 불교의 가장 강력한 마스터이자
명상, 의식, 영적 해부의 최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그는 《티벳 사자의 서(Bardo Thödol)》책의 저자이다.
원제는 바르도 퇴돌 즉,
중음에서의 해탈을 위한 직지(直指)의 가르침이다.
사람이 죽고 나면 그 곁에서 읽어주는 책이다.
죽은 이의 영혼에게 해탈의 길을 알려주는
일종의 바르도 안에서의 내비게이션이다.
내비 치고는 매우 단순하다.
빛을 보고 따라가라는 말을 무한 반복한다.
소울메이트와 나는
누가 먼저 죽든
죽으면 바로 티벳 사자의 서를 곁에서 읽어주기로 맹세했다.
"빛을 보고 똑바로 가!!"
"아니, 뒤돌아 보지 말고 그 앞에 빛이 있잖아!!"
"이쁜 여자 말고 빛을 보고 따라 가라고!!!"
뭐 그런 잔소리를 해주기로 했다.
바르도(Bardo, 中陰)는 죽음 이후의 중간 상태이다.
바르도 6단계
켈로 바르도 – 깨어 있는 일상 의식
믹파 바르도 – 꿈 상태
삼텐 바르도 – 명상 상태
치카이 바르도 – 죽음 직후
초니드 바르도 – 환영·빛·신들이 나타나는 통과
시파 바르도 – 다음 생으로 흘러가는 ‘되는 과정’
죽음은 단 한 번도 “완전히 끊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 연속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다.
티벳 사자의 서 그 핵심 메시지
1. 죽을 때 나타나는 모든 신, 빛, 공포는 전부 자신의 마음이다.
이 모든 것은 너의 마음이다.
외부에는 아무것도 없다.
2. 의식은 죽음 이후 더 선명해진다.
바르도에서 사람이 가장 놀라는 이유는
감각과 상징이 가장 선명한 형태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죽음의 순간은 혼돈이 아니라 초고도 선명성에 가깝다.
3. 리그파(본래 마음의 빛)를 알아보면 해탈이다.
티벳 사자의 서는 책 한 권 내내 이 말을 반복한다.
빛을 알아보라
이 빛은 바로 리그파(Rigpa)이다.
고요함
명료함
밝음
두려움 없음
4. 의식은 파동이며, 경험은 모두 상징화된다.
초니드 바르도 즉, 죽음 이후 2단계어서는
빛, 신, 부처, 무섭게 생긴 존재들이 나타나는 구간인데
이는 모두 의식의 파동이 상징으로 나타난 것이다.
모든 부처와 모든 마왕은 네 마음의 그림자다.
티벳 사자의 서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