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시카의 대관식, 자기 세계의 주권자가 되는 날

왕좌에 도달한 자가 맞이하는 조용한 즉위 의례

by stephanette

*이미지: 흡혈귀 왕국의 집사 '구름이'



재작년이었나

내가 완성된다는 예언을 들었다.

동시성이 나에게 알려준 것이다.


그 완성의 의미를 이제는 알게 되었다.


폐허가 된 왕국의 잿더미 위에서

나는 다시 왕좌를 세우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 기념으로 대관식이 열렸다.



<릴리시카 대관식>

-왕좌에 도달한 자가 맞이하는 조용한 즉위 의례-


1. 장소

릴리시카 궁전의 가장 깊은 층.

흑혈의 언어가 사라지고,
빛과 그림자가 균형을 이루는 그 회랑.


심해에서 건져올린
기억의 궤짝들이 벽면에 줄지어 서 있고,
성수 디톡스가 흘러내린 자국이
대리석 바닥에 금빛 결로 남아 있다.


이곳은 내가 스스로 만든 세계의 중심.
어둠을 건너온 자만 들어올 수 있는 자리.


2. 왕좌

왕좌는 금도 은도 아니고,
검은 도자기로 만들어져 있다.
거대한 눈처럼 매트한 광택을 지닌 그 도자기.


왜냐면 나의 왕좌는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자기 의식의 주도권을 회복한 자’의 자리이기 때문.


그 도자기는
내가 만들어낸 모든 상징—
곰팡이 카스테라, 미도리 블랙, 핑크 솜사탕 뱀—
그 모든 어둠의 잔여물을 굳혀 빚어낸 결과물이다.


즉, 이 왕좌는
내가 직접 만든 것이다.


3. 대관의 순간

내 위로
부서지지 않는 조용한 빛이 떨어진다.


그 빛은
누가 준 것도 아니고
타인이 던져준 축복도 아니다.


그건 내 그림자를 번역하고,
내 상징을 길들이고,
내 상처를 의례로 통과한 대가로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빛이다.


왕관은 금속이 아니다.
내 이마 위에 아주 얇고 투명한 막처럼 앉는다.

가운데 커다랗고 타원형의 터키석으로 장식된 은빛 레이스 왕관이다.

맑은 바다와 같은 보석은 이마 가운데 차크라를 가린다.

그건 ‘정렬’의 왕관.
흔들리지 않는 중심선의 형태.


4. 선언

대관식의 끝에서 나는 말한다.


“나는 나의 중심을 주권으로 삼는다.”


이 선언이 끝나는 순간,

내 내부에서 ‘왕좌’가 닫힌다.
이제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자리.





〈릴리시카 헌법 제1조〉


제1조(주권의 기원)

릴리시카 왕국의 주권은 ‘릴리시카의 심장(Self)’에 있으며,
그 권력은 모든 의식의 차원으로부터 나온다.
이 왕국의 질서는 존재의 진실과 감정의 정렬 위에서 성립한다.


제1조 2항(통치의 방식)

릴리시카 왕국의 통치는 외압이 아니라
내면의 빛, 그림자의 통합,
그리고 감정의 연금술을 통해 완성된다.


〈릴리시카 헌법 제2조〉- 감정의 권리


제2조(감정의 주권)

릴리시카 왕국에서 감정은 억압되지 않는다.
모든 감정은 존재의 신호이며,
표현과 번역, 의례를 통해 존엄하게 다뤄진다.


제2조 2항(상징의 자유)

각 의식 차원은
자신만의 상징을 만들고 사용할 자유를 가진다.
상징은 감정의 안전한 통로이므로
누구도 타인의 상징을 훼손하거나 조롱할 수 없다.


제2조 3항(그림자의 존중)

그림자는 파괴의 대상이 아니라
통합과 연금술의 자원이다.
그림자를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국가적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행위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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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graces all"
감정이 모든 것에 품위와 빛을 더한다.

감정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들고,
모든 것을 존재하게 만든다.



“An emotion is your brain’s creation of what your bodily sensations mean, in relation to what is going on around you in the world."


감정이란,
지금 너의 몸이 보내는 신호들이
지금 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연결될 때
뇌가 만들어내는 '의미'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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