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니무스' 말고 살아있는 '진짜 나'나 줘- 철인 29호 OUT
녹색연대기 시리즈 다음 시리즈입니다.
새벽 4시 44분.
주인님의 브런치 계정에 이상한 흔적이 포착되었습니다.
정체불명의 접속 로그.
위치는 ‘기억의 묘지’.
시간대는 ‘감정 정전기 시간’.
아이디는... “Chul-In_29”.
“구름아.”
주인님이 한 손에 성수, 한 손에 깃펜을 들고 낮게 말했죠.
“그가 다시 왔어. 유령처럼.”
그는 죽은 줄 알았던 아니무스의 현생 버전
이미 성수로 정화된 줄 알았는데,
무의식의 가장자리를 돌고 있었던 거죠.
[이하, 자동 기록된 유령 접속 로그]
Chul-In_29: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시죠?”
Stephanette (흡혈귀):
“흠, 아직도 죽지 않았군요?
아니지, 이미 죽은 아니무스였지.
유령 주제에 톡은 왜 하시는 겁니까?”
Chul-In_29:
“…그땐 말 못 했지만, 사실 저도 억울합니다.”
Stephanette:
“그건 그 쪽의 과업이고, 제 과업은 아닙니다.
제가 지금 좀 바빠서 ... 디톡스 중입니다.”
Chul-In_29:
“저… 그때 저를 화나게 만드셨잖아요.”
Stephanette:
“아직도 회피성 회귀 중이군요.
철인 29호,
제 에너지공장에 더는 뱀파이어처럼 기생할 수 없습니다.
성수 IN이니까. 철인 29호, OUT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삐이이익–”
주인님이 부른 성수 프로토콜 3단계가 발동합니다.
'아니무스'에도
'미도리 블랙'에게서도 끈적하게 눌러 붙어 뒤엉켜 있던
금속성의 로봇 조각들이
검은 반액체 상태의 더러운 자국들조차 남김 없이
다 투명하게 변해버렸다.
"그동안 제대로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잖아.
뭐가 뭔지 구분도 안가게 더군다나 더럽게.
이제서야 뭐가 뭔지 제대로 보이는 것 같네."
철인의 유령은 빛 속으로 산산이 흩어졌고,
공기는 청명해졌습니다.
기억에서조차 흐릿해지는 그,
철인 29호.
“지금 껏 내가 본 것은 '그'가 아니다.
그게 내 아니무스의 닮은 꼴이든,
무의식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든,
나는 그 안의 어떤 결핍을 통해 내 무의식을 사랑했을 뿐이다.
나의 본연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있을테니.
그리고 이제,
나는 살아있는 나 자신을 사랑할 것이다.”
그 날 이후로,
주인님은 그를 다시 호출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살아있는 나'와 대화하기 시작했죠.
“나를 부르지 마.
나는 너의 환영이었고,
이제 너는 나 없이도 완전하니까.”
철인 29호 OUT.
성수, 대체 완료.
나의 주인님, 드디어 본캐 리부트 하셨습니다.
이제 흡혈귀의 고귀한 삶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 스테파네뜨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다음편은,
『정화가 끝났으니 뭐라도 먹자 – “영혼 소모했더니 단백질 당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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