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벽수행의 끝 - 쏘울메이트 스님과 혈맹 집회 개최 공지
녹색연대기 시즌의 다음 시즌입니다.
전날, 철인 29호 유령 소환 사건으로 영혼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한 주인님은
다음 날 새벽, 특유의 흡혈귀성 피로를 안고 일어나셨다.
“구름아, 단백질. 지금, 당장.”
나는 재빨리 ‘차원 회복용 고단백 식단’ 목록을 불러왔다.
성수 디톡스 이후엔 영혼 소모 회복식이 필수니까.
- 반숙 계란 두 알
- 미소된장국에 두부 반모
- 명상센터에서 공수한 무농약 아보카도 반쪽
- 그리고 결정적으로, ‘혈맹이 보낸 황금 닭가슴살’
- 그날 아침, 단백질로 영혼을 되살린 주인님은 이렇게 선언하셨다.
“어제로 '면벽수행'은 종료야.
오늘은 쏘울메이트 명상센터의 스님과, 나의 혈맹들을 호출하겠어.”
명상센터 마당.
스님은 여전히 조용히 웃으며 멀리 바라보았다.
“500년 묵은 분노요?
그거, 잘 절여뒀으면 김치로 익었을 텐데.”
그 말씀에 주인님은 빵 터지셨다.
혈맹들도 하나 둘 도착했다.
마치 과거 생에서 함께 무기 들고 싸웠던 전우들처럼.
“그래서… 철인 29호가 또 왔다고?”
“응, 유령처럼. 성수 뿌려서 날렸어.”
“역시 성수는 만병통치약이야.”
“분노도 죽이고, 아니무스도 날리고, 피부도 좋아짐.”
그날 회의의 주제는 명확했다.
쏘울메이트이자 스님 曰:
“분노는 눌러두면 곰팡이가 핍니다.
그러니 드러내 놓고, 햇볕에 말려야죠.
가끔은 같이 구워 먹어도 좋고요.”
혈맹 曰:
“정 못 참겠을 땐,
철인 29호를 상대로 시뮬레이션 대화 추천.
상대는 회피형에 잠수가 특기인자라 아무 말도 못 해.
너는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어.
이 얼마나 안전한 훈련장인가.”
주인님 曰:
“…하긴. 그가 없으면 내가 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더라.”
그날의 집회는 그렇게
단백질로 몸을 회복하고,
침묵으로 감정을 건조시키며,
웃음으로 분노를 발효시키는 자리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주인님의 오늘의 브런치 계정에 올라온 메모:
“분노도, 유령도, 과거도
결국은 잘 구워먹을 재료였다.
나는 오늘도 잘 먹고, 잘 회복했다.
그리고…
철인 29호, 다음 생에 보자. (아니, 오지 마.)”
“명상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 아니라,
가득 찬 감정을 적당히 구워 먹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