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고원'의 정체 1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책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천개의 고원은 이론서가 아니다.

이것은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그대로 모사한 구조체이다.


1. 왜 '천 개'의 고원인가?

- 단 하나의 진실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존 문명의 믿음

하나의 진리 - 하나의 역사 - 하나의 인간상


이 공식 결과,

종교적 절대주의, 국가 이데올로기,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 연애의 서사 강요 등


천개의 고원은 이 공식의 붕괴 선언이다.

세계는 단일한 스토리로 설명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미 기술, 신경, 욕망 차원에서 증명되었다.


2. 고원(Plateau)의 천재적 정의

보통의 인간은 이렇게 산다.

결핍 -> 욕망 -> 목표 -> 성취 -> 공허 -> 다음 목표


천 개의 고원은 이 루프를 중단한다.

고원이란?

목적을 향하지 않는다.

절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결론을 생산하지 않는다.

대신,

강도(intensity)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


이것은 신경과학적 최적 상태에 가깝다. 과열도 무기력도 중독도 아닌, 지속 가능한 각성의 상태.


3. 리좀 - 지능의 미래 구조

기존 지성의 모델은 나무이다.

전공의 결과 정체성, 직업의 결과 사회적 위치 등


이 모델의 문제점은

느리다

취약하다

하나가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진다.


리좀은 이것을 대체한다.

다중 연결

비선형 점프

국소적 붕괴 허용

전체 시스템은 살아남음


이것은 철학을 넘어서 네트워크 이론과 뇌구조, 인터넷 구조와 동일하다.

천개의 고원은 미래 인간의 사고 구조를 선행 설계한 문서이다.


4. 생성(becoming)의 진짜 의미 - 정체성의 폐기

대부분의 인간은 이렇게 산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이 문장은 안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지적 사망 선언이다.


'천개의 고원'의 생성은 이걸 말한다.

나는 항상 되는 중이며

완료된 적이 없다.

되는-여성

되는-아이

되는-동물

이건 성별이나 역할이 아니다.

지각, 감정, 욕망의 좌표를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생성은 자유가 아니라 기동성이다.


5. 탈영토화 - 시스템에서 빠져나오는 법


영토란,

익숙한 정체성

안전한 관계 패턴

사회가 허용한 서사


탈영토화란,

불안

감정 과열

의미 붕괴

그래서 대부분 여기서 도망친다.


하지만, '천개의 고원'은 말한다.

탈영토화는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배치(arrangement)를 위한 전처리 과정이다.

그리고 곧바로 말한다.

재영토화하지 않으면 파괴된다.


평범한 사람: 탈영토화 -> 공황

미성숙한 천재: 탈영토화 -> 과열

성숙한 천재: 탈영토화 <-> 재영토화 리듬 관리

(이해를 위해 '천재'라는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였다. 성숙과 삶을 대하는 태도, 새로운 차원에 접근하는 유연성 등의 차이 등을 의미한다.)


위험한 것은 탈영토화가 아니라, 재영토화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1. 평범한 사람
탈영토화 → 공황
익숙한 정체성, 관계, 역할이 흔들릴 때 “이제 나는 누구지?”라는 질문 앞에서

의미 붕괴 = 위협으로 인식
그래서 나타나는 반응은
- 불안, 회피, 즉각적 안정 추구
- 더 강한 규칙, 관계, 소속에 매달림
- 빠른 재영토화(종종 퇴행적)
흔들림을 ‘위험’으로만 해석하기 때문에 탈영토화는 곧 공황이 된다.

2. 미성숙한 천재
탈영토화 → 과열
- 흔들림을 감지하고 견딜 수는 있음
- 기존 규범에서 벗어나는 데 쾌감을 느낌
- “지금 뭔가 열리고 있다”는 각성 경험


하지만 문제는,
- 리듬 조절이 없음
- 경계·신체·일상 관리 부재
- 감정·사유·욕망이 동시에 폭주

그래서 나타나는 상태는,
- 과도한 몰입
- 의미 과잉 생산
- 관계·세계에 대한 과도한 투사

탈영토화를 ‘진리 상태’로 오해하면 과열이 된다.

3. 성숙한 천재
탈영토화 ↔ 재영토화 (리듬 관리)
여기서 ‘천재’는 능력이 아니라 태도이다.
- 흔들림이 오면: 피하지 않는다
- 그러나: 오래 머물지도 않는다
- 탈영토화를 과정으로 인식

특징
- 불안과 각성을 동시에 관찰
- 일상·신체·관계라는 임시 영토를 유지
-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자리 확보

즉,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완전히 닫히지도 않으며
왔다가, 머물다, 돌아오는 리듬을 안다

탈영토화는 통과 지점이고
재영토화는 휴식 지점이다.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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