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잘 유지되기 위한 조건들

감정과 편안함 그리고 타이밍 ... 가장 중요한 것은

by stephanette

1. 대화의 편안함

가끔 만나서

사람들 속에서 함께 어울리는 사이로

10년 넘게 알고 지냈던 그는

언제 만나도 그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째서 그런가 생각해보면,

그는 어떤 말을 해도 판단하지 않는다.

"그럴 수 있지."


이해받고자 꺼냈던 말이 아니라서 더 심각하지 않게

재고 따지는 것 없이

쉽게 말을 꺼내놓을 수 있었다.


흔히들 외로움이란

'정서적 의지 대상의 부재'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소통의 부재'가 그 원인이다.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설령 자신은 그것이 필요없다 생각한다해도

소소한 소통 부재는 차곡 차곡 쌓여서

외로움의 형체를 만든다.


아프다거나 힘들다거나 그런 말 자체를 나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요즘은 주로 고통에 대한 글을 쓰고 있지만

사람에게 말로 하진 않는다.


2. 성격과 패턴 그리고 내부 구조

이성적 감정이 흘러넘치는 것은 그저 시작일 뿐이다.

성격과 패턴 그리고 내부 구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지속성을 결정한다.


그리고 초반의 조율과정에서

권력 관계는 형성된다.


두 사람간에 한 번 설정된 비대칭성과 불균형은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

그 이후에는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에너지를 들일 수 있는지가

관계의 안정성을 결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애는

상당히 귀찮고 에너지가 많이 드는 과정이다.

살아오던 패턴을 굳이 누군가로 인해 바꿔나갈만한

중대한 의미가 있지 않는 한

사람은 살아왔던 대로 살기 마련이다.


3. 장기적 안정성을 위한 조건들

가. 대화가 된다는 의미는

편하게 감정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말을 하면

최소한의 반응이나 앞으로의 변화가 수반된다는 뜻이다.

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것은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누적되었다는 뜻이다.


나. 같이 있으면 편하다는 의미는

오장육부가 긴장감 없이 신경쓰이지 않고,

만남 외의 다른 부수적인 것들에 세세하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는 상대가 나를 평가하고 판단하더라도 그 바탕에는 신뢰가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다. 서로 노력한다는 것의 의미는

편한 한쪽이 다른 이의 어려움에 대해

돌봐주고 인정해주고 배려해준다는 뜻이다.

더 정확히는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4. 타이밍과 운의 흐름

10년 넘게 알고 지내던 그와는

대부분의 것들이 자연스럽게 다 안정적이고 편안했다.

물론 문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관계를 단절할 만큼의 문제들은 아니었다.


삶은 주기적으로 등락을 반복한다.

사주에서 말하는 대운과 세운처럼

자신의 특정 부분이 증가하거나 감소하거나 그런 시기는

사람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삶의 바닥을 치는 시기에는

생존에 몰두하게 되고 관계에 쓰는 에너지는 회수된다.

그래서 그와는 소원해졌다.

고통스러운 시기가 더 고통스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운명보다 선택과 관리의 문제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의 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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